안녕하세요, 이번 학기 포함하여 4학기째 거주중이고, 현재 학사 총무를 맡고 있는 사생 주대현입니다.

이번 학사 게시글엔 무엇을 쓸까 고민을 하던 중, 지난 6월 말 방학 시작 할 때 쯤 4박 5일 동안 다녀온 캠퍼스 기독학생회 동아리(CCC) 수련회에 다녀왔던 후기 글을 올려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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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련회에 가기 전의 모습을 돌아보면 내가 세상의 것에 나도 모르게 빠져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수련회 참석 제의를 처음 받았을 때, 반드시 꼭 가서 은혜를 받아야겠다고 스스로 동기가 생겼다기보다는 수련회 준비를 위해 크게 수고하시는 간사님, 순장님들의 정성과 열정을 거부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신청한 것이 더 컸던 것 같다. 솔직히 수련회 시작 1주 전에도, 물론 당시 시험기간 주였지만, 시험 빨리 끝나고 한 숨 푹 돌리고 쉬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었고, 막상 시험일정이 끝난 뒤에도 수련회에 대한 설렘 보다는 표현 못할 여러 걱정과 두려움이 들었다. ‘4~5일이나 귀중한 시간을 냈는데 그만큼 은혜를 못 받고 돌아오면 어쩌지?’,  ‘새로운 사람들과의 첫 만남이 젤 걱정이야’, ‘......’.

출발 하루 전 주일날 나는 이러한 생각들은 전부 사탄이 주는 시험이며 인생에 1도 필요 없는 시간낭비밖에 되지 않음을 차츰 깨달았고, 마음 정리 후 먼저 거의 6달 동안 방치해둔 빈 캐리어에 짐을 챙기기 시작하면서부터 나의 첫 CCC 수련회 일정이 시작되었다.

수련회 기간 동안 참 감사하다고 느꼈던 순간들이 많았지만, 그 중 대표적으로 꼽자면 우리 순원들과 4일을 숙소에서 함께 지내면서 와 닿았던 선, 후배 순장님들의 수고와 정성어린 마음이었다. 순장님들이 아니었다면 4일 동안 아침 9시부터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했던 바쁜 일정들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었다고 느낄 정도로 식사 준비, 청소 등 모든 일에 솔선수범 하셨고, 수련회 기간 중 가끔씩 찾아왔던 나태함을 덕분에 이길 수 있어서 감사했다. 또 수련회 중 순장님 주도로 날마다 빠짐없이 했던 아침 큐티, 저녁 나눔 시간을 통해 처음 본 순원들과 함께 교제하면서 더 친해질 수 있어서 감사했다.

수련회 참석 전엔 바쁜 학기 중, 심지어 군 복무 중에도 이렇게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맡은 바 꾸준히 봉사할 수 있는 순장님들의 원동력이 궁금했지만, 이번 수련회 때 함께 밥 먹고 자고 찬양하면서 몸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원동력은 세상의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저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믿음으로 인해 그 사랑을 실천으로 옮겼던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나도 누군가에게 대가없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었다.

이번 수련회를 통해 이전엔 거의 겪어보지 못했던 큰 찬양과 기도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무척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가장 최근 대규모 집회에 참석했었을 때가 6년 전 청소년 여름성경학교였는데 오랜만에 무려 만 명이 넘는 지체들과 함께 찬양예배를 드리는 것은 물론 처음엔 낯설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첫 찬양이 시작되자 낯설었던 마음은 금세 사라지고 머리 위 평창의 하늘을 바라보며 다 같이 기쁘게 경배드릴 수 있었다. 이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중등부 때부터 피아노 반주로 쭉 봉사해왔지만 건반 대신 이렇게 직접 목소리로 크게 찬양하고 목 놓아 통성기도를 드렸던 경험은 내 인생에 있어서 무척 특별한 경험이 된 것만 같았다.

집회예배 중 설교 시작 전마다 목사님께서 외치신 ‘백문일답’의 시간도 특히 기억에 남는다. 4일 동안 목사님이 하신 긴 문답을 짧게 요약하면 세상 모든 것의 문제를 해결하실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인데, 첫날엔 멋모르고 제창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성경의 주제이자 참 진리 되신 예수님을 이제껏 살아오면서 등한시 했었고, 나도 모르게 세상의 기준에 따라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했을 때가 대부분이지 않았나 하는 반성도 할 수 있었다.

이번 첫 수련회에서 아쉬운 점이 딱 하나 있다면 시간이 생각보다 금세 지나갔다는 점이다. 4박 5일의 시간이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길고 바쁜 일정이 다 그렇듯 시간이 빨리 갔다는 것은 이번 일정에 그만큼 몰두했다는 의미이므로 결코 헛되게 보내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어서 뿌듯했다. 비록 수련회 도중 직접 성령님을 인격적으로 경험하고 영접했던 경험은 아쉽게도 아직 없지만 그래도 주님께선 간접적으로 나에게 이전엔 몰랐던 여러 가지를 가르쳐 주셨음을 느꼈다. 성경 강해를 통해 배운 전도의 방법, 간사님들의 특강을 통해 배운 크리스천의 올바른 마음가짐 등...

수련회 저녁 집회 기도시간 중 회개기도도 많이 드렸지만, CCC란 공동체로 이끌어주신 주님의 뜻을 알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이 안에서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해주신 것에 감사기도도 함께 드렸던 기억이 난다. 3년 전 입학할 당시 신입생 때 더 일찍 CCC를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약간 있지만, 그래도 나약했던 날 조금 늦게나마 이와 같이 귀한 공동체로 이끄신 뜻을 이번 수련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응답받았음을 느꼈고, 앞으로 내가 어느 길을 가든 주님께서 이번처럼 소중한 뜻을 가지고 이끌어 주시리라는 믿음도 생길 수 있어서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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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회에 다녀온 지 벌써 2달이 지났지만, 만 여 명의 지체들과 함께 뛰며 찬양드렸던 평창의 밤은 지금 떠올려도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이상 제 글을 줄이겠습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이번 학기에도 학사 임원으로서 맡은 바 책임을 가지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늘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