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덕 학사를 알게 되고 이곳에서 생활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도 좋고 밥도 맛있고 학교와 가깝다는 여러가지 장점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매일 아침 드리는 새벽예배가 백미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아침 드리는 새벽예배를 위해 일찍 일어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가 있습니다. 또한 말씀 묵상을 통해 하나님을 더욱 알아가는 은혜가 있습니다. 물론 매일 아침 맨정신으로 예배를 드리지는 못하지만 삶을 살아가면서 떠오르는 말씀들이 있습니다.

특히 전도서 말씀을 가지고 묵상할 때가 떠오릅니다.

‘청년이여 네 어린 때를 즐거워하며 네 청년의 날들을 마음에 기뻐하여 마음에 원하는 길들과 네 눈이 보는 대로 행하라 그러나 하나님이 이 모든 일로 말미암아 너를 심판하실 줄 알라. 그런즉 근심이 네 마음에서 떠나게 하며 악이 네 몸에서 물러가게 하라 어릴 때와 검은 머리의 시절이 다 헛되니라.’

전도서 11장 10~11절 말씀인데, 새벽에 졸린 와중에 잠이 달아나게 한 말씀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당신의 형상을 따라 창조하셨지만 인간이 죄를 지으면서 우리는 죄악된 본성을 좇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본질이 악한데 하나님의 선하심을 따라 사는 것은 매 순간 정말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뜻대로 살기 위해 노력하고 그 가운데 기쁨을 누리다 가도 순식간에 태도를 바꿔 죄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어린 시절 구약성경을 읽으면서, 하나님이 행하신 수많은 기적들과 은혜를 체험했지만 끊임없이 하나님을 원망하고 죄를 짓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한심하다고 생각 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저도 다를 바가 없는 인간이었는데 말입니다. 전도서의 저자였던 솔로몬은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해 본 사람으로서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으며 다 헛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럼에도 청년의 때에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라고 합니다. 나의 소망을 하나님께 두고 그 분과 동행하는 삶이 정말 의미 있는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류현진 선수를 보면 공을 던지는 투수의 밸런스나 컨디션에 따라 포수의 글러브로 들어가는 공이 타자에게 위력적인 공이었다가도 어느 순간 평범한 배팅볼이 되기도 합니다. 아직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않은 지금, 인생의 끝에서 나는 어떤 공이 될지를 생각해 볼 때 하나님께 의지하는 삶을 반드시 살아야 합니다. 세상적인 관점에서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각자의 인생이 담고 있는 궁극적인 이유는 하나님께 있기 때문입니다. 젊을 때 하나님과 함께하는 습관이 관성이 되어 노년에 이르게 될 것이니까요.

실존주의 철학자 샤르트르는 인생을 정육면체의 방 안에 있는 사람으로 비유했습니다. 방 안에 사람이 하나 있는데 그 방은 문이 없는 방입니다. 방 안에 있는 사람은 생각했습니다. ‘나는 어디로부터 온 걸까?’ 그는 답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그는 또 의문을 가졌지만 답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고민 끝에 그는 이렇게 결론 내렸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지금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이다.’ 인본주의 철학이 주는 통찰로는 인생의 진정한 의미와 목적을 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할 거 다해본(?) 솔로몬이 주는 충고를 무시하고 젊은 시절 행했던 어리석은 일들을 답습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죄악된 본성에서 벗어나 하나님이 우리를 만드신 궁극적인 목적을 생각하고 그 분께 삶의 이유를 묻고 사는 연습을 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지금 청년의 때에 한다면 하나님 앞에서, 사람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인생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렵겠지만 그 시작을 다짐했고 저를 비롯한 숭덕학사생 모두가 그러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