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19학년도 2학기 신사생 김민성입니다. 어떤 소재를 대상으로 삼아 글을 써야할 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형들한테 물어도 보고, 전에 선배들께서 작성하신 글들도 보면서 역시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하는 편이 가장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에는 다행스럽게도(?)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즈음부터 생각이 납니다. 초등학교 부설 유치원을 졸업한 저는 입학과 동시에 아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초등학교 친구들이 곧 유치원 친구들이었고, 같은 동네에 사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처음에 누가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동네 형들, 친구들 다 같이 아파트 마당(?)에서 모여 놀았습니다. 그 당시 유행했던 유희왕 카드, 탑블레이드, 딱지치기는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모두를 어울려 놀게 해주었고, 아파트 지상 주차장을 경기장으로 한 인라인 스케이트 대회는 승부욕에 불타올라 전날 밤잠을 설치게 하는 소중한 오락거리였습니다.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던 중학교 시절의 기억보다 이런 경험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그때 이후로 동심(童心)을 느껴본 일이 거의 없어서인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에는 몇 년이 지나지 않았기도 하지만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기억이 또렷합니다. 중학교 때 게임에 빠져 학업에 매우 소홀했지만, 영어 성적이 잘 나와 운이 좋게 국제고등학교에 진학한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공부할 체력을 기르고, 두뇌를 활성화 시키자는 목적으로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운동을 했습니다. (절대 자발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학교 커리큘럼입니다.)

이후로 07시부터 23시까지 체계적으로 시간이 분배되어 있었고 그 시간동안 계획을 짜 공부를 하는 생활을 3년 동안 했습니다. 점점 이런 생활이 익숙해져왔고, 나중에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면 불안한 마음이 들어 기숙사에서 집에 가는 날에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또한 공부 외의 교내활동에서도 동아리, 학생회, 스포츠 클럽, 임원 등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당시에는 체력적으로도 너무 힘들고 불안한 생각 때문에 마음도 편치 못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서 이렇게 열심히 살았던 시기, 이보다 열심히 살 수 있는 시기가 과연 몇 번이나 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에 합격하자마자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잤고, 펜을 들었던 적이 오래되어 글씨를 쓰는데 어색함을 느낀 적도 적잖이 있었습니다.

 

개강을 한 지금에도 오랜시간 동안 잠을 자고, 강의 이외의 시간에는 휴식을 취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합니다. 오늘 이렇게 과거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음으로써 여러가지 감정을 느끼며 그동안의 저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매일을 의미있는 일들로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한 없이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어린 시절 기억들은 동심(童心)으로 간직하되, 나의 열정적인 고등학생 시절을 인생의 초심(初心)으로 여겨야겠다고 다짐하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