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롬 1:8-15 제목:“복음에 빚진 자”

 

  미국의 강철 왕 카네기는 원래 영국의 북부지방에 살다가, 하던 사업이 망해서 다 정리하고 미국에 이민을 가려해도, 배 값이 부족해 갈 수 없었습니다. 그 때, 카네기 어머니의 친구인 핸더슨 부인이 선뜻 적잖은 돈을 빌려주었습니다. 먼 낯선 땅으로 떠나가는 길이니,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없으나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빌려주었고, 카네기가족은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감격했습니다. 미국에 도착한 후, 뼈가 빠지게 일하면서 먼저 빌린 돈부터 갚으려고 매일 힘껏 모았습니다.

 

  어느덧, 빚 갚을 돈이 모이자, 그것을 송금수표로 바꾼 후에 가족파티를 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카네기가 한 말이 지금껏 전해집니다.‘가족여러분, 드디어 빚을 갚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받은 은혜는 영원히 갚지 못합니다. 우리는 이 은혜에 대하여 평생 고마운 마음을 갖고 살아가야 합니다.’이런 은혜에 빚진 자의 마음이 카네기를, 강철 왕이 되게 하였고, 많은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었습니다. 은혜에 빚진 마음은, 사람에게나 하나님께나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작 왓츠는‘온 세상 만물 가져도 주 은혜 못다 갚겠네. 놀라운 사랑 받은 나 몸으로 제물 삼겠네’찬송 149장이고요, 펠프스 목사님은‘만 가지 은혜를 받았으니 내 평생 슬프나 즐거우나 이 몸을 온전히 주님께 바쳐서 주님만 위하여 늘 살겠네.’은혜의 빚진 자의 진실한 고백이요 찬양입니다. 이렇게 은혜에 빚진 자임을 알고 감사하며 갚으며 사는 자가 있는 반면에, 예수님이 직접 가르치신 것처럼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요.

 

  마 18:21 이하에, 왕에게 만 달란트 빚진 자가 간절히 매달리니 불쌍해서 다 탕감을 해주었습니다. 그는 왕 앞에서 나오자 말자,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 빚진 자를 잡아 갚으라고 닦달하다 옥에 넣습니다. 만 달란트와 백 데나리온은 비교도 할 수 없는 금액입니다. 왕이 듣고, 그를 잡아다 빚을 다 갚을 때까지 옥에 가두라며 한 말이‘내가 너를 불쌍히 여김과 같이 너도 네 동료를 불쌍히 여김이 마땅치 아니하냐?’성도는 이처럼 은혜를 모르는 자가 아니라, 은혜의 빚진 자로 살아야지요.

 

  교회를 오래 다녀도 듣기 싫고, 잘 모르는 것이 죄입니다.‘당신은 죄인입니다.’하면‘저는 얼마나 잘 나서 나를 죄인이라고 해’성경에 죄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쏜 화살이 과녁을 빗나간 것을 말합니다. 전에 남산에 활터가 있었지요. 이편에서 활을 쏘면, 저 멀리 과녁 근처에 있던 사람이 화살이 과녁에 맞으면‘적중이요’외치며 깃발을 흔들고, 빗나가면 깃발을 확 저어내립니다. 빗나간 화살 같이 우리말과 행실이 하나님 뜻에 맞지 않은 것이 죄입니다.

 

  그것이 죄임을 알고, 하나님의 과녁에 맞도록 힘쓰며 사는 것이 성도의 삶입니다. 또 하나, 빚이 죄입니다. 주님에게 은혜의 빚을 지고도 빚진 자답게 살지 않으면 죄입니다. 만 달란트 빚진 자와 같은 경우지요. 오늘말씀 14절 끝에 바울은‘다 내가 빚진 자’라 합니다. 주님은혜로 구원을 받은 자로서, 주위에 안 믿는 모든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빚이 있다는 것입니다.

 

  록 하르트 목사님은‘하나님께 얼마나 많은 빚을 졌는가 알면 알수록, 이웃에게 빚진 것을 깨닫는다. 사도바울은 하나님을 보았을 때, 구원의 밝은 광선을 보고 기뻤으나, 사람을 볼 때, 죄 가운데 죽어가는 어둠을 보며 슬픔을 느꼈다. 그 슬픔이 바울을, 나는 빚진 자라 고백하게 했다.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하고, 이웃에 복음의 빚진 자임을 알게 하는 것이 복음이다.’내가 예수 믿고 이렇게 복되게 사는데, 저 사람에게 복음을 전해야지. 빚진 자의 마음이지요.

 

  바울은, 8절에 내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합니다. 무엇을 감사할까요? 로마 교인들의 믿음이 온 세상에 전파된 것입니다. 바울은 스스로 복음의 빚진 자로 여기며, 자신이 가서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복음이 전해졌고 여기저기서 로마에도 그리스도인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일을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 믿고, 하나님께 감사드린 것입니다.

 

  어느 곳에 예수를 잘 믿는‘감사할머니’란 별명을 가진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언제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감사합니다.’‘어느 집 아이가 병원에 입원했습니다.’‘감사합니다.’심지어‘아이가 죽었습니다.’해도‘감사합니다.’매사에 감사한다고‘감사할머니’입니다. 그런데, 어느 수요일, 수요기도회가 끝나고 집에 가는데, 소방차가 자기 집 쪽으로 달려갑니다. 혹시나 우리 집에 불이 났나 급히 뒤따라가니 바로 집 부근입니다.‘아이구, 우리 집에 불이 났구나. 나무아미타불’두 손을 모아 빕니다.

 

  할머니는 남의 일, 여유가 있을 때는‘감사합니다.’했지만, 막상 자기에게 일이 닥치니, 본인도 모르게 옛날에 좋아 했던‘나무아미타불’이 나온 거죠. 믿고 교회를 다녔어도, 복음과 은혜에 빚진 자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조용한 시간에 난 급할 때 뭐라고 하는가, 내 믿음의 현주소는 어딘가, 스스로 살펴보세요. 급할수록 속에 든 진짜가 나옵니다.

 

  바울이 로마서를 쓸 때는, 주님 돌아가신 지 체 30년이 안 된 때인데, 벌써 바다 저 멀리 당시 세계의 중심인 로마까지 복음이 전해졌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스데반 집사를 돌로 쳐 죽인 이후 극심해진 박해를 피해 흩어진 이들이 로마까지 갔을 수 있고, 바울이 복음을 전한 에베소, 빌립보, 고린도교인들이 로마를 방문해 전할 수도 있었습니다. 기독교 초기에, 가난이나 박해에도 움츠려들지 않고, 복음이 전해졌고, 성도들이 급속히 늘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소문이 좋았습니다. 사울은 이 모든 일은 사람이 할 수 없고, 오직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며,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잠시 우리자신을 돌아보면, 여러분은 믿고 성도로 살아가는 것에 감사합니까? 예수님, 하나님, 처음 복음을 전해준 이, 신앙생활을 하는 숭덕교회에 감사합니까? 혹시 감사하지 않는다면, 아직 내가 복음을 듣고 성도로 사는 것이, 현세에나 내세에 얼마나 크고 놀라운 복인지를 모르기 때문이요, 복음의 빚진 자로 생각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받은 은혜, 내가 누릴 복을 확실히 깨달을수록, 입을 열면 감사요, 찬양이요, 안 믿는 이웃을 보면 가련해 보입니다.

 

  사도바울이 이어 한 것은 기도입니다. 바울이 항상 기도할 때 로마의 교인들을 위해 하는 것을 하나님이 증인이 되신다고 합니다. 복음이 사람에 의해 퍼져나가지만, 그 모든 역사의 주체는 주님이시고, 우리가 할 것은 기도입니다. 바울은 그의 기도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 있고, 내 심령으로 섬기는 하나님을 향한다고 합니다. 성도에게 기도는, 복을 누리는 권리요, 성도답게 살기 위해 해야 할 의무입니다. 성도는 자신과 가정, 교회, 나라를 위해서 항상 기도합니다.

 

  또, 성도들 간에‘당신을 위해 기도합니다.’는 성도의 최고 사랑의 고백입니다. 바울은 편지를 쓰면서, 너희를 위해 감사하며 항상 기도한다고 적는데, 이렇듯 상대에게 내가 위해서 기도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얼마 전 있은 친척의 결혼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사촌누님의 첫마디가‘널 위해 새벽마다 기도한다.’듣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잊고 지내던 누님이 멀리서 날 위해 기도하고 계셨구나. 옆의 분과 서로 나눕니다.‘항상 위해서 기도하고 있어요.’말했으니, 그리하세요.

 

  10절에, 바울은 하나님의 뜻 안에서 너희에게로, 로마로 갈 길을 얻기를 구하노라, 여기서 하나님의 뜻 안에서를 주목하기 바랍니다. 바울은 다른 것도 아니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로마에 가기를 간절히 원하면서도, 제 뜻을 들어주세요, 하지 않고‘하나님 뜻 안에서’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응답하신 방식이 묘하지요. 바울이 아무리 애써도 못 가다가 ,결국 간 것이 죄수의 몸으로 사슬에 묶여갑니다.

 

  그 속에, 하나님의 크신 뜻이 보입니다. 죄수로 가기에 자기비용이 아니고 나랏돈으로 공짜로 갑니다. 강도나 바울을 해치려는 이가 많은데, 수많은 군사가 안전하게 호위해서 갑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총독이 로마황제에게 고소장을 보냈기에, 바울은 황제 앞에서도 복음을 증거 할 수 있었습니다. 바울이 그냥 갔다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요.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는 이런 놀라움이 있습니다. 교우 여러분, 내 소원을 아뢰고 왜 안 들어 주시냐고 낙심하지 말고, 하나님 뜻대로 이뤄지길 기다리세요.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대로, 멋지게 응답될 줄 믿습니다.

 

  이어 11절에, 바울은 로마에 가서 로마 교인들을 보기를 간절히 원하는 것은 어떤 신령한 은사를 나누어 주어 너희를 견고하게 하려 함이니. 바울이 나눠주려는 신령한 은사가 무엇일까요? 신령한 은사라 하니, 예언, 방언, 병 고치는 은사를 생각하십니까? 12절에 보니, 바울이 가서 로마 교인들의 믿음과 자신의 믿음을 서로 나누며 안위를 얻는 것을 신령한 은사라 합니다. 서로 믿음을 나눔으로, 로마교인도 바울자신도, 위로를 받으며 믿음을 굳게 하자고 합니다.

 

  당시 로마에는 기독교박해가 벌써 시작했습니다. 제가 로마를 가면 꼭 보고 싶은 곳이 카타콤이란 지하묘지입니다. 로마에는 땅을 파기는 쉬운데, 흙이 공기와 만나면 돌처럼 굳어지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 땅굴을 파서 묘지를 삼았는데, 박해가 심해지자 기독교인들이 그곳에 숨어들었습니다. 길이 복잡하고, 캄캄하고, 도처에 시체가 썩어가니 병사들이 잡으러 오질 않습니다. 그런 곳에서 숨어 지내면서도 믿음을 지키려는 로마 교인들을 보면, 바울이 크게 위안이 되고 힘을 얻을 것입니다.

 

  로마 교인이 바울을 만나 말씀 듣고 위안 받는 거야 말할 필요도 없지요. 서로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 것이 신령한 은사입니다. 신령한 은사를 다른 곳에서 찾지 말고, 우리 안에서 찾고 누리길 축원합니다. 바울은 13절에서, 형제들아 내가 여러 번 너희에게 가고자 한 것을 너희가 모르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알기를 바란다는 말이지요. 바울처럼, 내가 사랑하며 관심을 갖는 상대방에게 내 마음과 하는 것을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이, 아직 예수를 믿지 않는 가정들 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 친척이 믿지 않습니다. 구원을 바랐으나 세월이 흘러도 꿈쩍을 안 해, 낙심하지요. 그렇더라도, 내가 당신이 구원받기를 간절히 원하며 항상 기도드린다고, 당신만 원하면 예수 믿어 좋은 것을 언제든 나누고 싶다고, 알려야 합니다. 언젠가는 돌아옵니다. 술꾼 남편이 예수 믿는 아내를 박해하곤 했는데, 하루는 술에 취해 자다가 목이 말라 깨니 아내가 기도하는데‘남편이 그리 술 먹고도 끄떡없고, 다른 곳에 가지 않고 집 찾아 들어오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남편을 미워하지 않고, 위해 기도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남편을 구원해주세요.’정신이 번쩍 든 남편이 어떻게 했을까요?

 

  14절에, 바울은 헬라인에게나 야만인에게나, 당시의 사람구별입니다. 로마인, 헬라인은 존경받는 문명인이고, 그 외에는 다 멸시하는 야만인입니다. 지혜 있는 자 어리석은 자도 마찬가지인데, 누가 되었든 바울은 다 빚진 자라고 합니다. 바울은, 과거에 예수 믿는 자들을 박해하던 것을 잊지 못합니다. 그런 자신을 구원해주신 주님은혜를 생각할 때, 헬라인, 야만인, 나눌 여지가 없고, 모든 사람에게 크게 빚진 자일 뿐입니다.

 

  12세기에 성자로 추앙 받던 프란체스코에게 제자가 물었습니다.‘선생님,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 생각합니까?’‘나는 세상에서 가장 악한 사람이라 생각하지.’‘위선입니다. 모든 사람이 선생님을 성자라 부르고, 세상에 악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어찌 세상에서 제일 악하다고 할 수 있습니까?’‘자네는 내가 하나님께 받은 은혜가 얼마나 많은 줄 아는가?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셨으면 나보다 훨씬 큰일을 했을 거야. 큰 은혜를 받고도 한 일이 적으니 악한 사람이지’제자가 할 말이 없지요. 그런 마음, 복음에 빚진 자입니다. 받은 은혜는 큰 데 갚는 것은 적다, 빚진 자입니다.

 

  그런데, 복음과 은혜에 빚진 자가 해야 할 일은 복음 전하는 것만 아닙니다. 성도답게 사는 것,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사랑의 빚진 자’란 책을 남긴 고 최 태섭 장로님의 삶을 살펴봅니다. 한국유리를 창업하고, 기업가로서 성공한 분이지만, 교회 장로님으로도 귀한 삶을 사셨습니다. 사랑에 빚진 자답게 최 장로님은 사랑의 사람이었습니다. 일제 시대에 만주에서 비누공장을 하는데, 엉터리 기술자 때문에 사업이 망할 지경이었습니다.

 

  그 기술자를 불러 야단을 치고 내쫓으려고 하니, 울면서, 먹고 살 길이 없어 기술이 없으면서도 기술자라고 했는데, 한 번만 용서해주면 열심히 일해 은혜를 갚겠다고 합니다. 그 사람이 너무 불쌍해서 사랑으로 품었는데, 그가 공장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또, 사랑의 빚진 자는 정직한 사람입니다. 만주에서 콩 장사를 할 때, 열차로 수십 차량의 콩을 사 모았는데, 콩 값이 폭등했습니다. 팔려고 계약했던 사람에게 위약금을 물어주고도, 엄청난 이익을 볼 정도입니다.

 

  그러나 최 장로님은 내가 성도인데 한 번 계약한 것은 지켜야지. 원래 가격으로 팔았습니다. 그 소문이 나니 사업에 더 크게 도움이 되었다지요. 또, 사랑에 빚진 자는 의롭고 신실한 자입니다. 유신정권 하에서 최 장로님이 다니던 교회 담임목사님이 반 유신운동에 앞장섰는데, 정보기관에서 목사님을 교회에서 몰아내지 않으면, 사업을 못 하게 하겠다고 협박합니다. 최 장로님은 나는 사업을 그만 해도 관계없으나, 내가 모시는 목사님이 옳은 일을 하는데 내보낼 수 없습니다.

 

  이런 성도들이 많이 나오길 소망합니다. 사랑에, 복음에 빚진 자의 삶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 성도답게 사는 것, 두 가지 같으나 하나이지요. 예수를 믿는 이들이 복음의 빚진 자, 주님 사랑에 빚진 자답게 이웃을 사랑하며, 정직하며, 의롭게 살기에 힘쓰면, 복음은 절로 전해집니다. 초대교회 때, 기독교인이 온갖 박해를 받는 중에도, 로마귀족들이 자기의 생활이 방탕해도 자녀들은 바르게 키우기를 바라며, 현숙한 기독교인 며느리를 보았습니다.

 

  낳은 자식을 며느리가 기독신앙으로 교육하니, 몇 대 안 가서 온 로마가 예수를 주로 믿게 되었지요. 우리 모두 복음의 빚진 자라고 믿습니다. 빚진 자답게 살기에 힘쓰면, 주위가 밝아지고, 사랑이 충만해지고, 감사와 기쁨, 평안이 넘칠 것입니다. 모두, 아니 나부터, 더욱 복음에 빚진 자답게 살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