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요 1:19-28 설교:“앞서 온 세례 요한”
여러분은 아브라함, 야곱, 다윗을 들을 때 무엇이 먼저 떠오르십니까? 세례요한하면, 저는 오래 전에 본 영화에, 감옥에 있던 요한의 목을 잘라 머리를 쟁반에 담아 나오는 장면을 잊지 못합니다. 헤롯 왕이 동생의 아내를 뺏어 자기왕비로 삼은 것을, 요한이 비난하다 옥에 갇혔지요. 잔치자리에 왕비의 딸인 샬로매가 손님들 앞에서 매혹적인 춤을 추자, 왕이 기분이 좋아‘네게 무엇을 줄까? 나라의 반이라도 주겠다.’샬로매가 달려가 어머니에게‘무엇을 달라할까요?’
‘요한의 머리를 달라고 해라.’자신의 잘못을 비난한 요한이 그토록 미운 것입니다. 헤롯 왕은 요한의 옳음을 알기에, 그리하고 싶지 않았으나, 많은 신하들 앞에서 공언한 것이라, 어쩔 수 없이 요한의 목을 베라 합니다. 그리 비참한 최후를 맞은 세례요한입니다. 이로서, 예수님의 오심을 준비하던 세례요한의 시대는 끝나고, 예수님이 전면에 등장하지요. 한 때 유대광야에서‘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외칠 때,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듣고,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로마의 식민지로 약탈당하고, 부패한 종교지도자들에게 휘둘린 유대백성들로서, 어디에도 마음 붙이며 위로 받을 곳이 없던 차에, 호화생활을 즐기던 종교지도자들과는 달리, 광야에 집도 없이, 약대 털옷 입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며 살며, 회개를 부르짖는 세례요한에게 백성들의 마음이 끌렸지요, 따르는 제자들도 많았습니다. 아마, 세례요한이 그보다 백여 년 전에 세상에 났다면, 유명한 선지자의 하나로 역사에 남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한의 역할은 메시야 예수의 길을 예비하는 것이었습니다.
함께 요 1:6,7을 읽지요.‘하나님께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사람이 있으니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 그가 증언하러 왔으니 곧 빛에 대하여 증언하고 모든 사람이 자기로 말미암아 믿게 하려 함이라.’하나님이 보내신 세례요한이 할 일은 빛으로 오신 예수를 믿게 하는 겁니다. 세례요한은 이런 사명을 어머니 태에 있을 때부터 했음을 알려주는 눅 1:43,44을 읽습니다.‘내 주의 어머니가 내게 나아오니 이 어찌 된 일인가 보라 네 문안하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릴 때에 아이가 내 복중에서 기쁨으로 뛰놀았도다.’
마리아가 친족인 엘리사벳에게 갔을 때, 그녀가 한 말입니다. 마리아를 내 주의 어머니라 하고요, 내 복중에서 기쁨으로 뛰논다는 아이가 세례요한이지요. 천사가 요셉과 정혼한 마리아에게 나타나‘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마리아는‘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아들을 낳습니까?’‘성령의 역사로 아들을 낳는다.’무슨 말인지 이해 못하는 마리아에게‘네 친족 엘리사벳이 늙어서 임신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아들을 베어 이미 여섯 달이 되었다.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함이 없느니라.’
이를 듣고, 마리아는 친족 엘리사벳의 집에 급히 달려갔지요. 만일, 마리아가 늙은 엘리사벳의 임신을 알지 못했다면, 또는 배 속에 아기가 기뻐 뛰놀았다는 말을 듣지 않았다면, 어찌 했을까요? 당시, 약혼한 여자가 아기를 가졌다면, 끌려 나가 돌에 맞아죽었습니다. 마리아가 두려움으로 어떤 짓을 했을지 모릅니다. 예수가 태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어미 태중의 세례요한이, 예수가 태어나게 했으니, 예수의 길을 예비한 것이지요.
세례요한은 예수님보다 6개월 먼저 태어났지만, 일찍부터 광야에 나가‘회개하라.’외쳤고, 예수님이 30세쯤에 세상에 나와 활동할 때에는, 벌써 많은 백성들의 인기를 끌었습니다. 세례요한에게 많은 백성들이 몰려들자, 유대인들이 제사장과 레위 인을 보내‘네가 누구냐?’묻습니다. 당시, 여기저기 자칭 그리스도란 이들이 있기에, 미리 알고 조치하려는 것이지요. 세례요한도, 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에‘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먼저 말합니다.
구약성경 여러 곳에,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백성들을 구하려 그리스도를 보낸다고 언약하셨고, 살기 힘든 백성들은, 어디 그리스도가 오셨다하면‘우’몰려들 때입니다. 그리스도가 아니라 하니, 그러면‘네가 엘리야냐?’유대인들이 그리스도 다음으로 오시길 바랐던 엘리야선지입니다. 예배를 시작하며 읽어드린 말 4:5,6은 엘리야가 다시 오리라 예언한 말씀이지요. 엘리야는, 혼자서 바알 선지자 850명과 대결해서 불로 응답 받아 승리했습니다.
죽지 않고, 불로 하늘에 들려 올려갔기에, 유대인들은 엘리야가 다시 오면 그들을 구원해줄 줄 믿었지요. 세례요한은‘난 엘리야가 아니라.’합니다. 말라기선지가 예언한 엘리야가 맞는데, 아니라고 한 이유는, 먼저 유대인들은 불로 승천한 엘리야, 바로 그가 다시 오기를 기대하는데, 세례요한은 자신이 그 엘리야가 아니라 한 것이고요. 또 하나는, 유대인들이 바라는 엘리야는 와서 그들을 위해서 적들을 물리쳐야하는데, 세례요한은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세례요한이 엘리야란 것은, 예수님께서도 마 11:14에 말씀하셨습니다.‘만일 너희가 즐겨 받을진대 오리라한 엘리야가 곧 이 사람이니라.’이 사람은 세례요한을 가리켜 한 말이지요. 세례요한은 말라기 선지자가 예언한 오실 엘리야가 맞지만, 능력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할 분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한 분입니다. 유대인의 다음 질문은‘네가 그 선지자냐?’이 선지자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신 18:15을 찾아 읽습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 가운데 네 형제 중에서 너를 위하여 나와 같은 선지자 하나를 일으키리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을지어다.’모세의 말인데, 여호와께서 때가 되면 모세와 같은 선지자를 너희 중에서 일으킨다는 말씀이지요. 유대인들은 어릴 적부터 구약성경을 읽고 배웠기에, 이 말씀을 잘 기억합니다.‘네가 그 선지자냐? 우리가 고대한 모세와 같은 선지자가 바로 너냐?’세례요한이‘아니라’하자‘너는 도대체 누구냐? 우리를 보낸 이들에게 돌아가 대답하도록, 누군지 속 시원하게 알려다오.’
세례요한이 23절에 말하지요.‘나는 선지자 이사야의 말과 같이 주의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라.’너희가 생각하는 그리스도나, 엘리야나, 모세와 같은 이스라엘을 구할 자가 아니요, 오시는 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하라고 외치는 자의 소리일 뿐이다. 옛날에 유대도 그랬고, 우리나라도 왕이 어디를 행차한다면 몇 달 전부터 가는 길을 예비했지요. 파인 구덩이는 매우고, 튀어나온 데는 깎습니다. 강에 다리를 놓습니다.
많은 백성들이 동원되어 길을 예비하지만, 정작 그 길의 주인공은 왕입니다. 마찬가지로, 세례요한은 광야에서 소리치며 예비했지만, 주인공은 오실 메시야입니다. 세례요한은 광야에서‘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외쳤지요. 그리스도가 곧 오시니 회개하고 맞으란 거지요.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배를 드리고,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준비한 심령이, 예수님을 더 가까이 모실 수 있지요. 성경이 말하는 좋은 밭입니다. 거기에 떨어진 씨는 30배, 60배, 100배 결실을 거둡니다.
그러기에 요사이도, 우리 중에 세례요한과 같은 역할을 하는 분이 꼭 필요합니다. 예수님을 바로 알고, 믿고 의지하며, 본을 보이며 인도할 분이지요.‘나도 저분을 따라 해야지.’또, 세례요한이 외친 것은 요 1:29에‘이튿날 요한이 예수께서 자기에게 나아오심을 보고 이르되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다른 이들이 아직 모를 때, 세례요한은 예수님이 누구신지 분명히 압니다. 예수님은 세상 죄를 대신 지고 십자가에 죽으실 분입니다.
당시, 양으로 속죄 제사를 지냈는데, 죄를 씻으려면 양을 끌고 제사장 앞에 나가서, 양 머리에 손을 얹고 죄를 고백하면, 죄가 양에게 옮겨가고, 그 양을 잡아 제단에 불태움으로, 내 죄가 사함 받았다고 믿었습니다. 세례요한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그 아들 예수를 그런 속죄제물인 양으로 보내셨다는 것이지요.
25절을 보면, 물으러 왔던 이들이 그리스도도 아니요, 엘리야도 아니요, 그 선지자도 아닐진대, 어찌하여 네가 세례를 베푸느냐? 그들은, 백성들이 많이 몰려와서 세례 받는 것이 못마땅한 터라, 이참에 세례를 못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세례요한은, 그런 질문도 예수님을 증거하는 기회로 삼습니다.‘ 난 그저 회개하라고 물로 세례를 줄 뿐이지만, 너희 가운데 너희가 알지 못하는 한 사람이 섰으니, 나는 그의 신발 끈을 풀기도 감당치 못한다’그는 바로 예수님이지요.
이어지는 31절에 이하에, 세례요한이 어떻게 예수님을 알아보았는지 알려줍니다.‘내가 보니 성령이 비둘기같이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그의 머리 위에 머물렀는데, 나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으나 내게 물로 세례를 베풀라하신 이, 곧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되, 성령이 내려서 누구에게 머무는 것을 보거든 그가 곧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는 이인 줄 알라 하셨기에, 내가 보고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증언하였다’ 합니다. 흔히 세례요한을 구약과 신약을 이어주는 분이라 합니다.
구약시대는, 성령이 필요한 때, 필요한 사람에게 임했다가 사라졌지요. 대표적으로, 사울 왕의 경우 성령이 임하면 예언을 하다가 사라지면 악령의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세례요한의 경우에, 성령의 임함을 보고, 예수님임을 그리스도로 알아보았지만, 온전히 성령이 함께 하진 않았습니다. 성령이 믿는 누구에게나 항상 함께 된 것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후입니다. 그 후에는. 고전 3:16에‘네 속에 성령이 함께 함을 알지 못하느냐?’롬 8:9에‘성령이 함께 하지 않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니라.’
믿는 자에게 성령이 함께 하십니다. 오늘 이 자리에 나오게 하시고, 말씀을 듣게 하시는 분은 성령님입니다. 이를 믿고, 성령의 함께 하심에 순응하는 분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말씀을 더 잘 깨달으며 은혜를 받습니다. 그러나, 난 성령과 무관하다는 분은, 이 자리에 함께 계셔도 계속 무덤덤합니다. 성령의 역사가 그러합니다. 성령은, 먼저 강하게 역사하셔서 우리 마음을 열지 않으시고, 우리가 스스로 마음을 열기를 기다리십니다. 성령을 의지할수록, 우리를 더 가까이 하시지요.
세례요한이, 나는 그의 신발 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한다고 한 것은 그리 성령을 보내실 예수님인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신발은 가죽바닥을 끈으로 다리에 묶는 것이지요. 주인이나 손님이 집에 들어오면, 종이 신발 끈을 풀고, 물을 떠다 발을 씻었습니다. 한창 인기를 누리던 세례요한이, 갓 등장한 예수에 대해 어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예수님이 오신다던 메시야심을 알아 본 것이고, 아울러 우리에게, 신앙의 중요한 덕목이 겸손임을 알려줍니다.
성도는 교만을 내려놓고, 주 예수님이 몸소 본을 보이신 겸손하기에 힘쓰라합니다. 빌 2:5,6에‘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가끔 어린 아이가 교만을 떠는 것을 볼 때 움찔합니다. 교만은, 어느 누구에게나 뿌리 깊게 심겨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어거스틴에게‘성도가 가장 힘쓸 것이 무엇입니까?’묻자‘첫째, 둘째, 셋째 다 겸손이라’했지요.
언더우드 선교사는, 한국교회사에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분이지요. 한국에 오자마자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해서,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지자, 한국 사람처럼 옷을 입고, 한국음식을 먹으며 벽촌까지 다니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서양인으로서 참기 힘든 냄새가 나는 시골 오두막에서 함께 음식을 먹고 잔다는 것은 상상치 못할 정도로 힘든 일이지요. 저는, 어릴 때 외갓집 화장실에서 느꼈던 두려움을 잊지 못합니다. 올라앉은 널빤지는 어린 저라도 흔들흔들합니다. 선교사 중에 똥통에 빠진 이가 있지요.
언더우드선교사가 어느 날 시골 주막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살은 허옇고, 눈은 파랗고, 덩치가 큰 서양 사람이 밥 먹는 모습이 하도 신기해서, 온 동네사람들이 다 나와 구경합니다. 한 청년이 옆 사람에게‘하, 그것이 밥을 다 먹을 줄 아네.’하자, 언더우드가 그 말을 듣고‘예, 국도 먹을 줄 압니다.’청년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야, 이것 봐라. 그것이 말도 할 줄 알잖아?’언더우드는 미소를 지으며‘예, 글도 쓸 줄 압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을 가리켜‘그것’이라 하면 얼마나 모욕입니까? 언더우드선교사는 모욕을 달게 받으며, 복음을 위하여 낮아지길 마다 않았습니다. 나중에 그 겸손에 감동을 받은 청년이 예수를 믿었습니다. 제주도에 복음을 처음 전한 이 기풍 목사님은, 나라 잃은 울분에 길 가던 선교사의 턱을 돌로 쳐 깨뜨렸습니다. 마펫 선교사는 그 마음을 이해하고 문제 삼지 않고 자비로 잘 치료해주자, 이 기풍 청년이 감동을 받아 신학을 해서 목사가 된 후, 제주도에 복음을 전했지요.
언더우드나 마펫 선교사나 한국에 올 때 25,6세 청년입니다.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로 미국에 있으면 좋은 직장에 다니며 부귀와 영화를 누렸을 것이나, 130년 전 이 조선 땅에 와서, 그런 고생과 수모 속에 복음을 전했음은, 예수그리스도의 마음을 알았고, 은혜에 감사하며 그 겸손을 실제 따랐기 때문이지요. 오늘저녁 조용한 시간에, 세례요한의 겸손을 생각하며, 자신의 겸손이 몇 점인지 점검해보면 좋겠습니다. 교만하면 패하고, 겸손하면 승리합니다.
캄캄한 밤에는 작은 등잔 불 하나만 있어도 주위를 밝힙니다. 캄캄하던 유대나라에 세례요한의 등장은 작은 등잔과 같았습니다. 살기가 너무 힘들고, 앞길이 보이지 않을 때에, 광야의 외치는 소리에 백성들은 큰 위로를 받고 소망을 가졌지요. 그런데, 해가 뜨면 작은 등잔은 소용이 없듯이, 예수님이 등장하자, 요한은 그 역할을 마치고 사라졌습니다.
빛이 밝아도 시각장애인은 캄캄하지요. 옛날에, 맹인이 밤에 길을 가다보니, 남들이 와서 자꾸 부딪칩니다. 꾀를 내어 등불을 들고 나가니, 사람들이 보고 부딪치질 않아 좋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등불을 들고 나갔는데 누가 와서 부딪치기에 화가 나서‘당신은 눈도 없오, 왜 등불을 못 봐요?’부딪친 사람이‘당신 등불이 꺼져서 못 봤습니다.’제가 왜 이 말씀을 드릴까요? 나는 성도라고 살아가는데, 혹 남의 걸림돌이나 부딪치는 대상이 되지 않습니까?
예수 믿는 이가 들어야할 등불이 무엇일까요? 오늘 나눈 말씀에 따라, 예수님이 그리스도심과 내가 그를 믿음으로 구원 받았음을 확실히 하는 것입니다. 또한, 그런 주님은혜에 감사하며, 주님이 보이신 본에 따라 매사에, 누구에게나 겸손하게 삽니다. 그리 살 때, 우리가 빛 가운데 살며, 주위사람들을 빛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모두들 성령을 의지하며 그리 살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6월 5일 설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