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디도서 2:11-15   설교:“은혜로 얻은 구원”

   오늘은 죽음의 소식을 두 번 전하게 되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먼저, 지난 화요일, 오래 편찮으셨던 김 태연 권사 어머님이 별세하셔서, 교우들과 함께 문상을 다녀오며, 못 가신 분들의 조의를 전했지요. 10여 년 오래 편찮으신 어머님을 간호하느라 수고하셨는데, 고인이 곤고한 몸을 내려놓고 평안 안식을 누리심을 믿고 위로 받기 바랍니다. 또, 어제 오전 열 시 경, 우리와 교회를 사랑하셨던 박 영두 집사님께서 별세 하셨습니다.

  오래 투석을 하셨고, 당뇨합병증으로 고생을 하면서도, 숭덕교회의 연약함을 걱정하시며 저를 사랑하셨는데, 이리 떠나시니 참 마음이 슬픕니다. 제가 이러니, 정 정강 권사님과 유족들이야 말할 거 없겠지요. 그런 중에도, 우리가 예수를 믿기에, 고인이 곤고한 육신을 벗고, 주님 앞에서 평안을 누리심을 믿고, 모두들 위로받았으면 합니다. 성도들은, 죽음의 슬픔 앞에서 더욱 예수를 잘 믿었다 생각하게 됩니다.

  몇 년 전, 미국 남부지역에 태풍이 몰아치며 많은 비가 내려, 동네 옆의 야산이 무너지며 집들이 진흙탕에 묻혔습니다. 흙더미가 벽을 무너뜨리자, 잠자던 젊은 내외가 놀라서 허겁지겁 빠져나오는데, 세 살 난 아들이 보이지 않아, 이름을 부르며 밤새 찾아 다녀도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런데, 낮이 밝자 구조대원이 진흙투성이의 아들을 구해왔습니다. 어머니는 진흙이고 뭐고 생각 없이, 아들을 품에 안고, 손으로 진흙을 닦아 내며 사랑에 겨워 아들의 이름을 계속 불렀답니다.

  세 살 난 아들은 자신을 구할 수 없지요. 구조대원이 구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을 구원할 수 없습니다. 교회 다니면서, 내가 무엇을 잘 해야 천국 간다는 생각, 아니지요, 오직 주님의 은혜로 갑니다. 그 아이의 몸이 진흙투성이였듯이. 우리도 구원받을 때 죄 투성이였으나,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님은 크게 기뻐하셨습니다. 딛 3:5의‘우리의 행한 바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지 않고 오직 그의 긍휼하심에 따라’바로 그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왜 허물 많은 우리를 택해서 구원받게 하셨을까요? 첫째로, 14절 끝에,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예수를 믿게 해서 자기백성을 삼으신 것은, 선한 일을 열심히 하게 하려 하심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을 위한 것일까요? 우리가 선한 일을 한다고 하나님이 좋을 것 없습니다. 선한 일을 하면 우리가 좋고, 주위의 이웃이 좋습니다. 모두들 좋으라고, 우리를 택해 하나님백성 되게 하셨지요.

  둘째로, 딛 3:7 끝에 상속자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하나님나라를 이어 받을 성도입니다. 성경은, 예수님은 큰 형님이고, 우리는 동생들입니다. 성도는 형님 예수님과 함께 하며, 하나님나라를 이어서 계속 상속해 갑니다. 상속자는 뒤를 이어갈 사람이지요. 믿고 상속자가 된 우리는, 주위에 그런 상속자를 세우기 위해 힘쓰고, 가정에서도 믿음을 대대로 이어가야지요.

  셋째로, 우리가 소망을 갖고 그 날을 기다리게 하심입니다. 2:11절에 나타나심은 우리를 구원하러 나타나셨고, 2:13에 나타나심은 예수님의 재림, 다시 오심입니다. 우리는 언제든지 주님이 다시 오실 수 있음을 믿고, 부끄러움 없이 주님을 만날 수 있도록 예비하라 하십니다. 그것이 성도들에게 복스러운 소망입니다.‘아무 소망 없이 그저 살아.’아니고요‘주님 맞을 소망으로 살아.’성도의 삶이지요.

  내가 진흙투성이 같은 죄 가운데 있을 때, 하나님께서 나를 택해 구원해주신 것은, 선한 일을 열심히 하도록, 하나님나라 상속자가 되게 하려고, 복스러운 소망 중에 예수님 재림을 기다리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것이 내게 참 은혜가 되려면, 예수 믿기 전의 우리 삶이 어떠했는지 알아야지요. 딛 3:3의 뜻을 생각하며 함께 천천히 읽습니다.‘우리도 전에는 어리석은 자요 순종하지 않은 자요 여러 가지 정욕과 죄악에 종노릇 한 자요

  악독과 투기를 일삼은 자요 가증스러운 자요 피차 미워한 자였으나’어리석은 자요, 믿지 않는 자는 이 세상을 전부인 양 사니, 어리석은 자입니다. 순종하지 아니하는 자요, 교회 다녀도, 주님의 말씀 따로, 삶 따로 교인이 적지 않습니다. 제가 교인과 성도를 구분한다고 말씀드리지요. 교인은, 교회는 다녀도 말씀 따라 살지 않는 이, 성도는 말씀 따라 살려는 이, 믿으니 성도가 되어가야지요.

  속은 자요, 마귀는 우리를 여러 모양으로 속입니다. 교인에게‘너 그만하면 신앙생활 잘 하는 거야.’속은 자입니다. 정욕과 행락에 종노릇한 자요, 육체의 요구와 세상 쾌락에 끌려 다니는 이, 악독과 투기를 일삼는 자, 이웃을 악한 마음으로 대하고 시기와 질투를 하는 자입니다. 일삼는다는 것은, 항상 그리 산다는 거지요. 가증스러운 자요, 그 언행을 봐주기 힘들게 추한 자요, 피차에 미워한 자였더라. 내가 누굴 미워하면, 그도 날 미워합니다.

  조용한 시간에 딛 3:3을 몇 차례 읽어 보세요. 나는 전에 어떠했는가? 내가 예수 믿기 전에 어떠했는지를 잘 살펴야만,‘내가 나 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다.’라는 바울의 고백이 우리 고백이 됩니다. (복창) 내가 예수를 믿지 않았으면, 그런 생활을 계속하다가 영 멸망 길에 떨어졌을 것을, 주님은 어찌 그런 나를 구원해주셨나? 이와 함께, 지금의 나를 보며 예전에 비해 얼마나 변화되었는지 살펴, 부족한 것은 고쳐나가야지요. 그것도 귀중한 신앙생활의 하나입니다.

  이제, 딛 2:11에 갑니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주신다 하지요. 의로운 이, 깨끗한 이만 아니고 죄에 얼룩진 이를 포함, 모든 이가 구원을 받습니다. 때로‘그는 도저히 구원받을 사람이 아니야.’하는 데, 아닙니다. 주님 앞에 구원받지 못할 이 없지요. 이어‘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은혜가 나타나’이‘나타나’는 헬라문학에서 무력한 인간을 구출하러 영웅이 등장할 때 쓰는‘나타나’입니다. 바울은, 예수님이 오셔서 구원하신 것이, 어려움 속에 어쩔 줄 모르는 인간을 구하러 온 영웅과 같다는 거죠.

  그런데‘우리가 행한 바 의로운 행위로 아니고, 오직 그의 긍휼하심으로’긍휼하심, 우리를 불쌍히 여기셨다는 겁니다. 이를 알고 나면, 우리는 어찌 해야 합니까? 그리 구원해주셨으니, 우리가 세상에 어울려 정욕과 쾌락에 빠져 살아도, 우리를 계속 구원해주시겠지? 그리 생각하며 살아도 될까요? 함께 롬 6:1,2을 읽습니다.‘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을 하리요 은혜를 더하게 하려고 죄에 거하겠느냐 그럴 수 없느니라 죄에 대하여 죽은 우리가 어찌 그 가운데 더 살리요.’

  죄가 더 할수록 더 큰 은혜가 넘치니, 더 큰 은혜를 받으려고 더 큰 죄를 짓겠느냐? 예를 들면, 아버지 지갑에서 만 원을 훔친 것을 아버지가 용서하자, 더 큰 사랑을 받으려고 십만 원을 훔치겠느냐? 와 비슷한 말이나, 아니지요. 그럴 수 없습니다. 죄에 대해 죽은 우리가 어찌 그 가운데 살겠습니까? 주님이 베푸신 은혜를 알면 알수록, 죄는 멀리하고 더 주님 뜻에 따른 삶을 삽니다.

  그런 성도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세상을 향한‘그래선 안 돼’부터 생각합니다. 앞에서 나눈 딛 3:3의 우리가 전에 살던 모습을 철저히 버려야 합니다. 내가 오랜 동안 그리 살았는데.. 교회를 다니는 다른 이도 그리 사는데 내가 뭐 별나다고 달리 살아? 아닙니다. 나를 대신해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신 은혜에 감사하며, 하나하나 바꿔가야지요. 몸에 밴 것을 버리기 힘들지만, 성도가 되었기에 버립니다. 마라톤선수가 되도록 몸을 가볍게 하고 뛰듯이, 성도는 버릴 것을 최대한 버립니다.

  교회 나오며 성경책을 들고 올 때, 보는 이에게 부끄럽다며 신문지에 싸들고 오는 이가 종종 있었습니다. 무엇이 부끄럽습니까? 자신이 평소에 예수 믿는 이처럼 살지 못하는데, 주위에서 성경책 들고 가는 것을 보며‘저 사람이 예수 믿었어? 별 꼴이네..’그런 말 들을까 염려해서지요. 자신의 삶을 안다는 겁니다. 그러면, 성경책을 신문지에 싸서 올 것이 아니라, 아는 잘못을 고쳐가며 성도답게 살아야지요. 성도는 주위에서 보는 것보다, 하나님이 보고 계심에 더 신경 써야 합니다.

  두 번째‘그래선 안 돼’는 딛 3:2에‘비방하지 말며’아무리 누구의 잘못이 확실하다 하더라도, 성도는 우리 입으로 남을 비방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자 보세요. 검지로 남을 가리키며 비방할 때, 엄지손가락은 하늘을 향하고, 손가락 셋은 자신을 향하고 있습니다. 남을 비방하는 것은, 그를 지으신 하나님을 비방하는 것이요, 자신의 허물을 드러내는 거지요. 성도는 남의 허물이 보일 때, 비방 대신에 자신을 돌아보며, 그런 허물이 있으면 고쳐야합니다.

  이제 하나님 앞에서‘예!’를 살핍니다.‘관용하며’살며 다툴 일이 적지 않으니, 관용은 힘듭니다. 빌 4:4,5에‘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관용하면 기뻐할 수 있고, 주님의 재림이 임박함을 알면 관용합니다. 예수님께서‘오늘도 오실 수 있다.’믿으니, 주님이 기뻐하실 일인, 다투지 않고 관용합니다. 재림이 임박하셨다는 믿음이, 더 성도답게 살게 합니다.

  ‘예!’의 둘째로, 범사에 온유함을 모든 사람에게 나타내라. 온유의 반대는 강퍅이지요. 스스로 보기에 자신이 온유합니까? 강퍅합니까? 온유의 원래 뜻을 알면,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야생으로 들판에 막 살던 말을 잡아, 길들인 것을 온유라 합니다. 온유는 타고나는 것이 아닙니다. 길들어져 마음이 부드럽고 정이 많은 성도가 되어가는 거죠. 그러니 나는 원래 온유한 성격이 아니야, 아니지요. 신앙생활 해가며 점점 온유한 사람이 되 가야 합니다. 새 사람이 되어 가는 겁니다.

  셋째로‘예!’는 딛 2:12 끝에, 신중함과 의로움과 경건함입니다. 어린아이는 말할 것 없고 청년이 혈기를 부리며 신중함이 없다. 봐 줄만 합니다. 그런데, 나이가 40이 넘고, 교회를 꽤 다녔는데 말이나 행함에 신중함이 없다면, 젖 먹던 어린아이가 자라도 죽과 밥을 먹지 않고, 계속 젖만 먹겠다고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아이가 그러면 부모가 놀라 병원에 데려가 고치지요. 교회를 오래 다녀도 신중하지 못하다면, 이유를 찾아 고쳐야합니다. 성도는 매사에 신중해야 합니다.

  의로움은, 하나님 앞에 설 수 있음을 말하는데, 내가 의로워서가 아니라, 예수 믿을 때 나를 감싼 예수의 피를 보고 의롭다 여겨주신 거지요. 한자에 그 의미가 담겼습니다. 옳을 의(義)자를 보면 나 아(我) 위에 양(羊)입니다. 내가 양이신 예수님을 위에 모실 때 의롭습니다. 세상에 살며, 여러분 위에 양되신 예수님을 모시고 삽니까? 자주‘예수님이라면 이 경우 어떻게 하셨을까?’생각하며 따르려 하나요? 그러면 많은 면에 달라지지요.

  이어 경건함인데, 성도답다는 말이 경건함입니다. 딤후 3:5에‘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교인들 중에 경건한 척, 교인인 척, 하는 자는 꽤 있으나, 경건하게 사는 이는 적습니다. 말로 경건 아니고, 행함에서 나타나야지요. 디도서는 사도 바울이, 믿음으로 참 아들 된 디도에게 목회에 대해 가르친 편지입니다. 살펴 본 대로, 참 자상하게 가르치면서, 믿는 자가 성도로 변할 수 있는 것까지 놓치지 않고 가르쳐줍니다. 딛 3:6에‘성령을 풍성히 부어 주사’이지요.

  믿기 전의 옛 사람을 벗고, 새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분이 성령입니다. 인간 스스로는 할 수 없기에, 예수님은 승천하기 전 약속하신 대로 성령을 보내주셨고, 성령의 역사로 전 세계에 복음이 전해졌습니다. 성령을 받은 제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복음이 퍼졌나갔으나, 동시에 복음이 전해지며 믿는 자에게 성령이 임했기에 가능했지요. 그 성령은 지금 여러분 안에 함께 하십니다.

  고전 12:3을 읽습니다.‘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알리노니 하나님의 영으로 말하는 자는 누구든지 예수를 저주할 자라 하지 아니하고 또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이 말씀의 배경을 알면, 한결 이해하기 쉽습니다. 초대교회 박해가 심할 때, 예수 믿는 자를 잡아다가“네가‘예수를 저주할 자’라 하면 즉시 석방이지만‘예수가 주시라.’하면 사형이야.”그러한 때, 죽음 앞에서‘예수는 주’라 한 것은, 성령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지요.

  오늘날 그 정도는 아니지만, 예수님을 나의 주님으로 살기는 힘듭니다. 성령의 도움을 받아야지요. 성령의 도움 속에, 진흙탕 속의 나를 꺼내주신 은혜를 깨닫고 감사하며, 주님 다시 오실 날을 소망하며 성도답게, 신중함과 의로움과 경건함으로 삽니다. 성도는, 그리 살다가 때가 되면 저 아름다운 천국에 참여합니다. 그러기에 성도는 자기의 죽음을 두려워 않고, 사랑하는 이의 죽음 앞에도 위로를 받지요. 다들 이리 살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