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선 제 소개를 드리자면 저는 209호에 살고 있습니다. 숭실대학교 화학공학과 2학년으로 재학 중인데요. 대학교 1학년 때 1년 동안 숭덕학사에 있다가 군대를 다녀온 후 다시 19년 1학기 복학을 시작으로 숭덕학사에 들어오게 됐습니다.(감사합니다.)

 

 오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복학 후 2년 만에 시작한 나의 지난 1학기 생활입니다. 군휴학 후 복학하면 흔히 복학생 버프를 받는다고 하는데 저는 버프는커녕 디버프만 있었습니다. 학기 초 때 잠깐 모든 일에 열의가 불타올랐지만 그 이후에는 점점 마음에 무기력함과 공허함이 찾아왔습니다. 목표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네요.

 

 내가 왜 공부를 하고 있는지, 나의 대학생활의 목표가 무엇인지, 나의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지 뚜렷한 목표가 없었습니다. 그냥 막연히 시간만 지나가길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책을 펴고 펜을 잡았는데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는지 모르겠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1학기 생활을 feedback을 하면서 위의 증상을 많이 극복했습니다.

 

  저는 3월 초~ 8월 말까지 “빛과진리교회”에서 성경공부 OT(orientation)반을 등록했습니다. 이 성경공부가 1학기 생활에 큰 영향을 끼쳤는데요. 저는 이 성경공부를 끝을 냄으로써 지친 나의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참 아이러니하죠?

 

  성경에 대하여 목사님(빛과진리교회 담임목사님)과 Q&A 시간을 오후1시~ 5시까지 진행하는 모임이었습니다. 처음에 토요모임은 마음에 풍성함을 가득 공급해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받지 못했습니다.(처음에는 내 의지로 이어나갔지만 점차 타의로 토요모임을 참여하는 꼴이 되어서 거부감이 컸던 것 같네요.) 한 주 한 주 시간이 지날수록 이 성경공부에 집중력을 잃었습니다. 같은 질문이 반복되고, 목사님은 성경과 기독교와 관련된 질문과 무관한 정치이야기·북한이야기를 반복해서 이야기 하셨습니다. ‘지금 그런 이야기를 들으러 온 것이 아닌데...’ 하는 마음이 들어서 솔직히 말하자면 앉아있는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토요일 황금시간대에 시험공부를 버리면서 까지 왔는데 이런 이야기를 계속 들어야 하니 시간이 아까울 수밖에 없었습니다.(그만큼 제가 풍성함을 못 받았나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요모임을 통해 내가 성경과 주님을 더 잘 알게 되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엄격한 신행(信行)일치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너무 싫었습니다. 저는 조금씩 조금씩 실천에 옮기고 싶었는데 말이죠. 성경말씀에 근거하여 행동하고, 힘을 얻기에는 아직 나의 신앙의 성숙함이 모자랐는지 곧이곧대로 따라 행동하기에는 힘들었고, 행동으로 옮김에 있어서 실패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아직 말씀이 온전히 ‘나의 것’이 된 상태가 아닌데 완전 ‘나의 것’처럼 흡수된 척 하니 부작용이 왔나봅니다.

 

  하여튼 올해 3월~8월까지 ‘성경공부 OT(orientation)’에 참여하면서 여기 system에서 성경공부하는 것은 나한테 맞지 않는 다는 것을 확신했고 8월을 끝으로 더 이상 이곳에서 성경공부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의 리더에게 그만하겠다고 이야기를 하니 속이 후련하더군요. (오해하시지 마세요.. 그렇다고 제가 망나니처럼 막 살려는 것은 아닙니다...ㅎ)  2학기 때는 성경공부를 위한 모임은 당분간 안하고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선한 영향력을 위해 힘쓰는 성도로 살아가려고 합니다.

 

  글의 초반에 제가 목표가 없었다고 했는데요, 이제 2학기 때부터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공부를 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의 법칙을 더 잘 이해하고, 감상하기 위해서이고 이것은 저에게 너무나 큰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또한 헬스장을 다니며 건강한 몸을 만드는 목표도 생겼네요. 아 그리고 악기연습도 있네요...ㅋㅋ 이런 목표가 있으니까 내일이 너무 기대되네요,,,하하

 

  이번 2학기 때는 벧전4:10~11 말씀을 중심으로 삶에 적용해보려고 해요.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10)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 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라 이는 범사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니 그에게 영광과 권능이 세세에 무궁하도록 있느니라 아멘(11)”

나의 길만 빛을 비추기 보다는 누군가의 길을 비춰주며 이 말씀을 학교에서 그리고 학사에서 꼭 적용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