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숭덕학사 사감을 맡고 있는 전태웅이라고 합니다.

2017년 1학기부터 사감을 맡기 시작하여 한 학기의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 1학기는 정말 다른 학기와 비교할 수 없이 빠르게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제가 4학년이라서일 수도 있지만 학사의 사감을 맡고 있어서이기도 합니다. 학사에서 4년 째 생활하지만 '사감'을 맡기 시작한 순간부터는 군대에서의 '이병'을 다시 경험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 앞에서는 제가 그래도 학사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생활 면에서도 가장 익숙한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사감으로서 저는 매 순간 고민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매 순간이 새롭습니다. 사감으로서는 처음이기 때문이지요.

 

 제가 오늘 주제로 잡아서 써보고자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숭덕제에 대한 내용입니다. 여러분, 요즘 숭덕제 준비하시느라고 많이 힘드시죠? 저 역시 모든 것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압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숭덕제에 대해서 준비 과정에 대한 부담을 생각하시는 것보다 숭덕제가 가진 의미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숭덕제는 학사가 설립 된 것을 기리는 일종의 기념 행사입니다. 사실 우리는 모두 이런 종류의 행사에 익숙합니다. 각 대학교에서는 1년에 한 번 이상 큰 축제를 개최하여 학생들이 잠시 쉬며 졸업생들과 재사생들간의 교류를 꾀합니다. 물론 축제를 위하여 무언가 공연을 준비하는 경우는 적을 것입니다.

 

 저 역시도 숭덕제에 대해서 생각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부담감과 내 시간을 빼았기는 것에 대한 반발감입니다. 2012년, 처음 입사하여 1학년으로 생활할 때의 숭덕제를 기억하면 마냥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1학년이라는 기분에 취하여 5개의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영어 뮤지컬, 태권도, 농구, 신문 편집, 기독교)

그 중 영어 뮤지컬과 태권도, 농구 동아리는 활동에서 나아가 어떤 대회를 나간다거나 공연을 직접 하는 목적을 가지고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2학기, 9월에는 학사에서의 숭덕제 준비와 상충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사람을 나누어 콩트 부분, 노래 부분, 춤 부분 등에 배치했고 저는 콩트 부분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개념도, 철도 들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준비 과정을 아니꼽게 생각하며 제대로 참여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그래서 정말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군대에 다녀와서 2015년에 복학하였을 때도 숭덕제는 여전히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분명히 기억에 남고 장점이 있지만 막상 할 때에는 그런 부분들이 잘 안보입니다. 내 시간을 빼았기는 것에 대한 반발감과 이기적인 마음들이 앞섰습니다. 2015년에는 콩트와 아카펠러 부분으로 팀을 나누고 마지막에는 다 같이 참여하는 GTA를 했었습니다. 이 때의 숭덕제 역시 상당히 버거웠습니다. 단체로 해야하는 무대를 준비하려면 모든 이들이 매일 시간을 내야 합니다. 필요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늦거나 부재시에는 연습이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2016년의 숭덕제는 약간 특별하게 전체가 모두 참여하는 뮤지컬을 했었습니다. '빨래'라는 뮤지컬을 약 30분 정도로 각색하여 학사 버젼으로 만들었습니다. 사실 이 2016년의 숭덕제가 제가 경험했던 숭덕제들 중에서 역대급이었습니다. 뮤지컬이라는 장르상 연기와 노래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또 이를 위한 소품과 무대 세팅들이 어마어마했습니다. 그리고 숭덕제 준비 기간 중에 추석이 끼어 있었기 때문에 행사가 닥쳤을 때의 연습 시간들이 상당히 길게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연습 시간들은 다른 숭덕제들에 비해서 아주 길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숭덕제를 준비하면서 같이 사는 사생들과 정말 많이 친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몸은 2012년보다 더 힘들었을지 모르겠지만 심리적으로 훨씬 더 편했습니다.

 숭덕제에 대해서 너무 부정적으로만 적어넣은 것 아니냐구요? 위에 적었던 것들은 그 당시에 제가 생각했던 부분들입니다. 지금도 저는 가끔 생각을 합니다. '만약, 숭덕 학사가 82년 전에 동경에서 설립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현실적으로만 봤을 때 절대 이렇게 수준 있고 만족도 있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활하고 계시는 여러분 모두가 이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실 것입니다. 기숙사에서 살아도, 자취를 해도, 고시원에서 살아도 이렇게 재미있게 생활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학사의 생일, 즉 학사 설립일은 적어도 우리가 축하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숭덕제는 바로 그런 날입니다. 숭덕제 준비에 대한 부담보다는 우리 모두가 학사로 인해서 가지는 좋은 추억과 기억들을 조금만이라도 더 생각해주세요.

 

  이런 형식적인 내용보다 숭덕제를 준비함으로써 더 크게 얻을 수 있는 행복이 있습니다. 사실 숭덕 학사가 1인 1실이 되면서 장점도 있지만 예전의 선배님들처럼 사생들끼리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가 어렵습니다. 밥 한번 같이 먹기 힘들고 심지어는 인사 한번 제대로 하기 힘듭니다. 경험담에서 나오는 말이지만 학사에서 정말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친구들이 있으면 학사에서의 재미와 삶의 만족감이 정말 많이 올라갑니다. 1학년 때의 기억은 별로 없지만 15년도와 16년도 숭덕제를 준비함으로써 형들과 친구들, 동생들과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친해졌습니다. 학사를 단순히 거쳐가는 하나의 숙박 시설로만 생각을 한다면 유감입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는 한 숭덕제는 우리에게 엉첨난 기억과 추억, 그리고 좋은 사람을 가져다 줄 기회입니다.

 

 저 역시 4학년이고 취직을 눈 앞에 두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무엇보다 여러분들이 숭덕제에 부담을 느끼지 않길 원하고, 저처럼 숭덕제가 닥쳤을 당시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어 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여러분들의 시간을 빼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숭덕제 준비에 몸을 담고 계실 때에는 조금이라도 재미있어 해주시고 조금이라도 다른 형 동생들과 친해지려고 해주세요. 저는 여러분들과 숭덕제를 준비할 때 여러분들이 지루해하고 시간을 빼았긴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저 역시도 더 친근한 형으로, 동생으로 혹은 친구로 다가가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부족한 저를 사감으로 인정해주시고 같이 잘 따라와주시는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를 표합니다. 남은 2주 정도 숭덕제를 위해서 정말 후회 없이 재미 있게 준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사진도 많이 찍구요.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