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17년도 2학기부터 숭덕학사에서 생활을 시작한 신사생 강태호입니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저에게 이런 시간은 절대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느덧 복학하여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지금은 이렇게 학사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14년 1학년 시절을 뒤로 한 채 새롭게 시작하는 2학년은 숭덕학사와 함께하기에 의미가 더 남다르게 느껴집니다.

 

 

  사실 처음부터 숭덕학사를 입사할 계획은 아니었습니다. 학교 기숙사가 비싸긴 하지만 시설이 좋고 학교와 가깝다는 이점 때문에 다른 곳에 갈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기숙사 주변에 숭덕학사처럼 좋은 곳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모교 장학복지팀 게시판에서 숭덕학사 사생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고, 경제적인 면을 생각하니 괜찮다고 생각되어 숭덕학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숭덕은 경제적인 면만 보고 입사하기에는 아까운 곳이었습니다. 비록 학사에서 생활한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간이지만 학사는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건강한 수면패턴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밤에 자지 않고 깨어있는 것 자체가 장기적으로 몸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저는 학사에 들어오기 전 새벽 4~5시에 자고 아침 10시에 일어나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수면패턴을 지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학사에 오면서 새벽예배를 꾸준히 드리고 나니 자연스럽게 일찍 자는 습관이 생겼고 지금은 항상 12시 반 이전에 취침합니다.

 

 

  두 번째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됩니다. 새벽예배를 드리기 위해서는 전날 컨디션 조절이 필수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일찍 자게 되는데, 이것이 제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습니다. 학사에 들어오기 전의 저는 밤마다 유튜브와 영화를 보며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아침에 자서 저녁에 일어나는 습관은 지금 생각하면 시간을 허비하는 가장 어리석은 짓이었습니다. 하지만 학사에 들어오면서 그런 제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비록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새벽예배, 조회, 아침 식사 등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 자연스럽게 잠에서 깬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잠에 취해있는 시간이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자투리 시간도 늘어났고 그 시간을 전보다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데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는 아침 식사와 저녁 식사를 제공해주신다는 점입니다. 집사님께서 신경 써주셔서 만들어주신 음식은 먹을수록 항상 하나님께 감사 말씀을 드리게 됩니다. 맛있을 뿐만 아니라 영양가 또한 풍부하여 먹을 때마다 부족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정갈하게 차려진 아침식사를 보면 스스로 경건한 마음이 들면서 잠시 게으른 생각을 한 저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고, 하루하루 하늘에 부끄럽지 않도록 당당한 삶을 살기로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네 번째는 학사 주변 면학분위기가 잘 조성되어있습니다. 혹자는 주변에 유흥거리가 없다는 것에 굉장히 아쉬워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학년을 문화소비와 유흥의 참아들로 살아온 저에게 학사는 학업에 집중하기 굉장히 좋은 기회입니다. 만약 학사에서 공부하는데 집중이 잘 안 된다면 걸어서 10분 거리인 성동구구립금호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서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학사와 신금호역 사이에 위치한 카페는 학사와 도서관과는 다른 면학분위기를 만들어줘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 외에도 학사와 교회가 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신앙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 목사님과 장로님께서 아낌없이 조언해준다는 점, 1인실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 관리비 부담 및 세탁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는 점, 친절한 학사 선배님 등등 이외에도 제가 경험하지 못한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학사에 살아가면서 숨겨진 장점들을 찾으며 다음에 들어오는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사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참아들 정신에 대한 주관적인 정의와 학사 생활의 방향성에 대해 말씀드리고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참아들 정신이란 어떤 역할을 맡든 충실히 임하는 것입니다. 가정이 될 수도 있고, 연인, 친구, 직장 막내가 될 수도 있겠지요. 이 모든 것은 쉬워 보일지 몰라도, 시간의 유한성을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것을 해내기에는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여기 숭덕학사에 살면서 이를 유념하며 매 순간을 만끽하며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다른 사생분들은 참아들 정신에 대해 어떤 정의를 내리셨는지 궁금하네요. 이것으로 글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목사님의 말씀에 따라 글을 조금 수정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