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마 16:16-19   설교:“반석 위의 교회”

  

  프란체스코교황이 방한 중이라 뉴스가 온통 그에 관한 것이지요. 인터넷에 보니, 개신교목회자들이 두 가지를 염려한답니다. 하나는, 프란체스코 교황이 다녀간 후에, 많은 개신교인들이 천주교로 옮겨가지 않을까? 다른 하나는, 개신교인이라 자처하는 자가 교황에게 해를 가하지 않을까? 교황이 다친다면, 개신교에 크게 나쁜 영향을 주겠지요. 제가 하나 추가하자면, 교황은 그리 훌륭하던데, 개신교에는 그런 분이 없나? 우리 담임목사는 뭐 저래?

 

  지금 유럽에는 개신교도 그렇지만, 천주교인이 많이 줄고, 성당이 술집으로 팔려나가며, 백인들이 신부를 지원하지 않아, 로마교황청에 흑인신부가 넘쳐난답니다. 그런 형편이니, 세계에서 한국천주교에 관심이 많지요. 천주교인이 지난 30년 간, 130만에서 540만 명으로 네 배나 늘고, 신부도 늡니다. 세계에 그런 곳이 없습니다. 거기다, 한국천주교는 외국선교사가 전한 것이 아니라, 조선의 지식인들이 중국에서 들어온 천주 교리책을 공부하다 은혜 받고, 외국신부를 초빙했습니다.

 

  교황의 한국방문 중의 큰일은, 124명의 시복식을 거행하는 건데, 어제 광화문광장에서 백만 명 인파가 모인 속에 거행됐지요. 천주교는 가장 훌륭한 분을 성인이라 하고, 그 다음이 복자입니다. 1800년대에 순교한 분 중에, 확인이 된 124명을 복자로 모시는 시복식인데, 그 맨 앞에 윤지충이란 분이 나옵니다. 전라도양반으로, 천주교를 믿게 되었을 때, 가장 부딪치는 것이 조상제사였습니다. 국내에는 대답할 사람이 없자, 중국 북경의 주교에게 문의하니‘제사를 지내면 안 된다.’

 

  윤지충은 그 답에 따라, 조상의 위패를 다 불태우고, 마침 돌아가신 어머니 장례를 천주교식으로 치르고, 잡혀가 참형을 당했지요. 1,800년대에 순교한 많은 분이, 조상제사 때문입니다. 당시, 유교사회로선 도저히 용납할 수 없지요. 묘한 것은, 지금 천주교인이 느는 이유 중의 하나가, 제사를 허용한 것입니다. 1939년에 로마교황청에서‘조상에게 제사를 드리는 것은, 다른 신을 섬기는 것이 아니다.’결의에 따른 것이지요. 제사 때문에 순교한 자를 시복하면서 제사를 허용한다, 아이러니를 느낍니다.

 

  신문방송이 교황에 대해 칭송이 자자한 중에, 제 친구가 보낸 스마트폰 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뭐 교황이 대단하다고 그 야단이야, 빨리 갔으면 좋겠다.’그런 이도 있구나. 또한, 교황이 한 말에‘가난한 이를 돌본 이는 믿지 않아도 천국에서 만날 것입니다.’들은 분은, 천주교는 확실히 이단이구나, 어떻게 예수를 안 믿고 천국 갈 수 있어? 만일, 오늘 강단에서, 이 말을 예로 들어, 천주교는 이단이라 설교한다면, 듣는 이의 반응은 어떨까요?

 

  한편에는, 맞아, 예수 믿지 않고는 절대로 천국에 갈 수 없지. 다른 편엔, 교황이 겸손하고,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자를 찾는 것은 옳잖아? 목사님이 그리 못 살면서, 비판할 수 있어? 하리라 봅니다. 교리상 천주교와 개신교의 큰 차이의 하나는, 천주교는 행함을 강조하고, 개신교는 믿음을 강조하지요. 교황의 말에는 그런 의미가 담겼다고 봅니다. 예수를 안 믿어도 된다가 아니라, 믿는 자는 더 예수님을 따라 사랑을 실천하라.

 

  예수를 믿으니 무조건 천국입니까? 행함이 없으면 죽은 믿음, 믿는 것이 아닙니다. 감리교창시자인 웨슬러가 꿈에 천국을 가서 많은 사람을 보며, 천사에게‘감리교신자가 얼마나 되나요?’‘없는데요.’웨슬레가 깜짝 놀라 내가 잘못한건가‘장로교신자는요?’‘없어요. 그런데, 감리교, 장로교가 뭐요.’교파는 인간이 만든 것이지, 하나님의 관심 밖입니다. 확대하면, 천국에는 천주교, 개신교가 없고, 구원의 최종결정, 천국에 가는 여부는 하나님이 정하십니다. 인간이 누군가고, 못가고 할 것이 아닙니다.

  

  이번, 프란체스코교황의 방한을 기회로, 개신교인으로서 천주교에 감사할 것은 감사하고, 우리와 다르고 잘못된 것을 바로 알았으면 합니다. 감사할 것은, 천주교는 구교란 말대로 우리 믿음의 뿌리입니다. 예수님 이후 1500년 동안 이어오는 동안, 천주교에 많은 문제가 생겼기에, 마틴 루터에 의한 종교개혁이 있었고, 개신교가 시작되었지만, 천주교가 없었다면 개신교는 없습니다. 천주교의 잘못은 지적하더라도, 그 덕분에 우리가 믿고 있음에 감사해야지요. 못난 아비도 아비입니다.

 

  또 감사할 것은, 1800년대에 이 땅에 뿌려진 수많은 순교자의 피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피 흘림으로 시작한 기독교는,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많은 피 흘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는 피를 먹고 자란 나무라 하지요. 교황이 방문하는 해미성지에 커다란 희화나무와 연못에 큰 돌이 있는데, 그 나무에 매달아 죽이고, 돌에 내리쳐 죽였습니다. 죽이기 전에‘지금이라도 믿지 않는다면 살려준다.’죽어도 믿는다며 죽어갔지요. 그땐 성당도 성경책도, 목회자도 없을 때, 어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우리가 감사할 것은, 순교자로 인해 스스로 이런 질문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예수신앙을 지키기 위해 내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가? 세상의 그 무엇보다 하나님을 더 사랑하는가?’적지 않은 교인들이, 교회 다니는 것만으로 교인으로 여기면서, 돈 벌게 해주세요, 병이 낫게 해주세요, 자식이 수능에 좋은 점수 나오게 해주세요, 사업이 잘되게 해주세요. 아니지요. 순교자들의 피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지요. 순교자의 피가, 내 믿음과 삶을 십자가로 바로 향하게 함을 감사해야합니다.

 

  하나 더 천주교에 감사할 것은, 과거 군사정권을 지내며 민주와 정의를 내세우며 저항한 것이지요. 박 종철형제 고문치사 사건 등에, 앞장 서 진상을 밝히고 저항한 것이 신부들이었습니다. 그럴 때, 개신교의 지도자들은 무엇을 했을까요? 한 경직 목사님을 위시해서 많은 분들이, 북한의 공산치하에서 탈출해서, 공산주의의 무서움을 알기에, 반공을 위해 군사정부에 협력했습니다. 아울러 해방과 6.25 전쟁 후, 극심한 가난과 질병 속에, 사회정의보다 세상 복을 추구했지요.

 

  천주교는 우리 믿음의 뿌리다, 수많은 순교자의 피가 우리 믿음을 바로 잡아준다. 독재군사정권에 앞장 서 싸우며 민주화를 앞당긴 것 등은, 개신교인들이 감사할 일입니다. 그렇다고, 천주교가 개신교보다 낫다, 아닙니다. 천주교가 우리와 다른 것, 우리가 더 옳은 것을 살펴봅니다. 오늘말씀은, 예수님께서‘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물으셨을 때, 베드로가‘주는 그리시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대답하자, 베드로를 크게 칭찬하며 하신 축복의 말씀입니다.

 

  천주교는, 이 말씀이 베드로란 사람에게 준 것으로 여겨, 1대 교황을 베드로로 모시고, 후임 교황에게 이 축복이 계속 이어진다고 합니다. 그러니, 교황이 하는 일은 하늘에서 다 들어주신다. 교황을 숭배합니다. 그런 근거로, 교황은 전혀 잘못이나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교황무오설’을 주장하지만, 지난 역사를 보면 교황이 잘못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개신교는, 그와 달리, 예수님께서 베드로란 사람에게 축복한 것이 아니라, 그 고백을 한 이들이 세운 교회에 축복하셨다는 것이죠.

 

  그러니 어느 교회나 성도나‘주는 그리시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란 고백을 분명히 해야 하고, 그런 교회는 사탄이 넘보지 못하고,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이는 권능이 있습니다. 저는 개신교주장이 옳다고 믿습니다. 사람을 숭상할 것이 아니라, 그 고백 위에 바로 서야합니다. 그 고백대로 살아야합니다. 또, 천주교가 우리와 다른 것은, 성모 마리아를 섬기지요. 성당입구에 마리아 상이 있는데, 교인들이 들려서 그 앞에서 기도하고 성당에 들어갑니다.

 

  15일 대전에서 한 큰 행사가‘성모승천축제일’입니다. 예수님의 어머니마리아도, 죽지 않고 승천했다는 것으로, 천주교에서는 성탄절에 버금하는 축제일로 지냅니다. 이런 설명을 보았습니다.‘마리아가 예수님의 어머니이니, 마리아에게 기도하면, 마리아가 아들예수에게 말하고, 아들인 예수는 어머니 마리아의 말을 거역치 못한다. 그러니 마리아에게 기도하면 응답받는다.’너무 인간적 이지요? 더 나가면,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하나님의 어머니가 됩니다. 개신교인으로는, 성경에 나온 대로, 예수님이 흠이 없는 화목제물로 바쳐지기 위해, 동정녀 마리아의 몸에 성령으로 잉태하셨다, 옳습니다.

 

    복음송 47장을 부르고 말씀을 잇습니다.

 

  세 번 째로, 다른 것은, 천주교신부는 목사와 달리, 죄를 용서하는 권한이 있습니다. 자신의 죄를 깨달았을 때, 신부를 찾아가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받는 고해성사를 합니다.‘신부님, 제가 이런 거짓말을 했습니다.’신부는‘돌아가서 주기도문을 백 번 암송하시오’그러면 죄가 사함 받는다고 여깁니다. 서양의 연구보고를 보면, 고해성사를 하는 이들의 정신건강이 훨씬 좋다, 죄의식을 떨치기 때문이라 합니다.

 

  개신교의 목사는, 그런 죄 용서의 권한이 없습니다. 신학을 공부하고 임직 받아, 예배와 성례식을 거행할 뿐 여러분과 똑같습니다. 개신교인은 누구나, 마틴 루터가 말했듯‘만인제사장’이기에‘아버지 하나님’부를 때, 하나님 앞에 직접 갈 수 있고, 죄를 지었을 때 스스로 회개의 기도를 함으로 죄 씻음을 받습니다. 개신교목사는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지만, 기도의 주체는 여러분 자신입니다. 예수님이 복을 주신 대상, 마리아에 대한 이해, 사죄의 권한이 다릅니다. 개신교가 옳다고 믿습니다.

 

  이번에 오신 프란체스코교황이 삶으로 본을 보이는 바탕에 두 가지가 있습니다. 교황이 예수회소속이라 하지요. 예수회는, 1534년 로욜라란 분이 시작했는데, 루터가 종교개혁을 시작한 것이 1517년이니, 예수회가 시작된 때는 17년 후로, 종교개혁의 불길이 막 타오를 때입니다. 예수회는 우리 천주교가 이대로 있으면 다 망한다는 절박감으로, 온갖 부정과 잘못된 전통을 개혁해서, 천주교내부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그런 예수회소속이니, 교황이 전의 교황과 다릅니다.

 

  예수회가 시작할 때쯤, 신대륙이 발견되고 개척할 때라, 예수회는 선교사를 양성해서 파견했습니다. 1,600년대에 일본에 복음을 전한 자비에르 선교사도 예수회지요. 각지에 학교를 세우고 교육에 힘썼는데, 예수회가 우리나라에 세운 것이 서강대학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서강대학교를 나왔고, 중학생 때, 천주교 영세를 받았다합니다.

 

  또 하나는, 교황의 이름입니다. 교황에 선출되면, 교황으로서 불릴 이름을 자신이 선택하는데, 이번 교황은 전에 누구도 쓰지 않은‘프란체스코’를 택했지요. 프란체스코는 1200년대에 이태리에서 활동하면서, 청빈, 겸손, 헌신을 가르치며 몸소 행한 분입니다. 일화 중에, 수도사가 되기 전인데, 추운 겨울에 길을 가다가, 문둥병 걸린 거지가 추위에 떠는 것을 보고, 모피코트를 벗어 입혀주었답니다. 큰 부자였던 아버지는 아들이 가업을 잇기 바랐는데, 그러고 다니니 부자의 연을 끊습니다.

 

  당시에도, 법정에 나가 부자관계가 없다는 판결을 받는데, 판결이 나자, 프란체스코는 입었던 내복까지 아버지가 사준 것이라며 다 벗어던지고 벌거벗은 채 나왔답니다. 그 후, 검소한 옷에, 수도생활을 하며, 어려운 이들을 돌보니, 당시 부패한 교회에 실망했던 이들이 많이 따랐습니다. 현 교황은 힘써 그분을 따르겠다는 것이지요. 교황이 된 후에도, 교황숙소에 들지 않고, 외부 거처에 살면서, 30년 타고 다닌 차를 탑니다. 구두는 12년째, 손목시계는 5 만원짜리랍니다.

 

  이번에 오셔서, 첫날 한국의 주교 30여 명과 함께 모여 좌담을 하는데, 예수님이 가난한 자를 위해 이 땅에 오셨으니, 교회와 주교들도 가난한 자를 살피라. 부자교인들과 골프 치러 다니지 말라. 부자동네인 목동에는 천주교인이 20%가 넘는데, 가난한 신정동에는 5% 이하임을 지적하면서, 고쳐나가시오, 밑의 신부들에게 겸손함으로 대하시오. 저는 교황이 소올 차를 탄다고 할 때, 목사님들 중에 벤츠나 에쿠스 타는 분들이 어떤 생각을 할까?

 

  좀 부끄럽게 여기며 며칠이라도, 작은 차를 타려고 할까? 고급차를 타는 목사님이 계신 교회의 교인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그런 교인들에게 천주교는 이단이요 하면, 수긍할까? 프란체스코교황이 다녀간 후 천주교인 더 늘 수 있으나, 교인의 줄고 늘고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잘 살펴서 바른 신앙생활에 힘써야합니다.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옮긴이들 중의 상당수가, 옮긴 이유를 개신교는 너무 시끄러워 싫은데, 천주교는 조용해서 좋아요.

 

  그 의미를 두 가지로 봅니다. 하나는, 개신교 중에 시끄럽게 소리치며 예배드리는 교회가 있지요. 크게 소리쳐 기도해야 응답을 받는다고 합니다. 소리보다 이기적이고 기복적인 것이 싫지요. 조용히 예배드리는 성당으로 갑니다. 개신교에는 교회, 목회자, 교인들에 의한 성적인 문제, 돈 문제, 자리싸움, 교회내의 분쟁의 이야기로 시끄럽지요. 천주교는 별로 그런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불의에 맞서는 신부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성당으로 옮깁니다.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천주교에 대한 말씀을 드렸고, 주보 안에 간단히 차이점을 요약했습니다. 개신교에도 프란체스코 교황처럼 훌륭한 지도자들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가난한 자를 위해 오신 예수님을 진정으로 본받는 자요, 높은 곳에, 대접 받는 곳에 가기보다, 낮은 곳에, 아픔과 슬픔, 좌절이 있는 곳을 찾아 그들의 진정한 친구와 위로가 되는 지도자와 성도가 더 나와야합니다. 누가 그래야 한다, 아니고요, 나부터 그래야합니다.

 

  교황이 말한 행복해지는 열 가지 방법 중에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관대해져라’왜 내 방식대로 하지 않는가? 아니고, 남의 삶을 인정해야합니다. 그래야, 자신이 행복합니다.‘느리게 살아라’바쁘다 바빠, 주위를 돌볼 짬이 없다, 바쁘다고 먹는 햄버거가 몸에 나쁘다 하지요. 느리게 살아라.‘밥 먹을 때 TV를 끄고 대화하라.’다른 시간에 마주하지 않다가, 밥상에서도 TV만 본다, 그러지 말아라.‘주일엔 가족과 함께 쉬어라’주일날 예배를 드린 후, 보다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하라.

 

  ‘신념과 종교를 남에게 강요하지 마라.’한 종교의 최고지도자로서 하기 쉬운 말이 아닙니다. 교황의 뜻은‘개종을 강요하지 마라. 신자로서 세상에서 올바르게 사는 것이 필요하지, 수를 늘이는 것은 무의미하다.’성도답게 살면, 자연히 믿게 된다는 것입니다. 14일, 교황이 오시는 날, 친구 목사님과 점심을 하며, 교황의 방한으로 한국교회에 좋은 영향이 있기를 바랐습니다.

 

  무엇보다, 한국개신교계에 신선한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믿음에 많은 순교자의 피가 흘렀음을 기억하며, 각자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야합니다. 내가 속한 개신교의 옳고 그름을 알고, 그른 것은 고치고, 옳은 것은 키워나가야지요. 자신이 제대로 살지 못하면서, 남을 비판하는 어리석음은 버려야합니다. 예수님을 닮고 따르며, 서로 사랑하며 살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