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요 21:15-17 설교:“더욱 사랑합시다!”
월남 이 상재 선생은 한국에 없어 안 될 참다운 지도자였습니다. 일제시대에‘조선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누구냐?’일본고관에게 물으면‘서울의 이 상재선생과 평안북도 오산학교의 이승훈 장로’라 답했답니다. 이 상재 선생은 일본인 눈 밖에 나서 감옥에 들어갔는데, 독방에서 외롭게 지내는 중에, 마룻바닥에 성냥개비 같이 가늘고 뾰족한 것이 눈에 뜨였습니다. 전에 있던 죄수가 성경을 한 장 씩 찢어말아서 마루 틈에 끼워둔 겁니다. 빼서 펴보니 그 중에, 원수를 사랑하고 미워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어, 혀를 차며 비웃었습니다.
감옥에서 무료하기에, 그 말씀을 계속 읽는 중에도‘예수 믿는 것들은 밸도 없고 원수도 없단 말인가? 나는 감옥에서 나가면 일본 놈들을 이 나라에서 내쫓고 원수를 갚고야 말리라’다짐했습니다. 그러나 계속 읽다보니 말씀에 사로잡혀‘나도 예수를 믿고 싶다.’고백하게 되고, 마침내 기독교사랑으로 나라를 구하기로 작심합니다. 그는 YMCA 총무가 되어, 매일 같이 기독교정신과 나라사랑에 대해 청년들에게 강의함으로, 일본사람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가 된 것입니다. 참 아들의 왕 선배이십니다.
인도의 간디 선생에게 누군가‘종교가 무엇입니까?’묻자‘원수를 사랑하는 것이라.’간디 선생은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성경책에서 마 5장에서 7장까지 산상수훈만 떼어서 수첩같이 만들어, 항상 갖고 다니며 읽기를 즐겼다합니다. 그는 영국에 대항해 인도독립운동을 지휘하면서, 비폭력투쟁, 맞고 차이면서도 평화행진을 하도록 했고, 결국 독립을 쟁취했지요.‘원수도 사랑하라.’에서 나왔습니다. 인도를 거쳐, 중국으로 가볼까요?
‘어질 인’으로 알고 있는 이 인(仁)자에 대해, 한 제자가 공자에게‘그 뜻이 무엇입니까?’묻자‘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 것이다.’그 의미로 보아 어질 인보다, 사랑 인이 옳다합니다. 사랑의 한 모습은,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 것입니다. 하바드 대학의 인기교수를 그만 두고, 여생을 정신장애인들을 돌보며, 많은 은혜로운 책을 남긴 헨리 나누엔은‘용서는 사랑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용서도 사랑이다.
사랑의 몇 가지 면을 살폈습니다. 기독교는 예수교인 동시에 사랑교이지요. 그런데, 믿는 이에게 사랑이 있습니까? 그러질 못해, 올해 표어도 저렇게‘주님,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붙였는데, 사랑한다면 당연히 화해하지요. 오늘말씀을 기록한 사도요한은 거의 백수를 누렸습니다. 연세가 많아 거동이 불편한 데도, 많은 교회가 예수님이 사랑하시던 제자를 직접 보기 위해 초청했지요. 부축을 받아 겨우 단상에 오른 요한이‘서로 사랑하세요.’라는 말만 힘없이 했지만, 은혜가 넘쳤답니다.
그 요한이 쓴 요한일서 4장 말씀을 예배시작 때 듣고 교독문으로 읽었는데‘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그 아들을 화목제물로 보내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다. 누구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고 그의 사랑이 온전히 이루어진다,’합니다. 기독교인의 사랑의 시작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큰 사랑을 받았음을 깨닫고 감사하며, 먼저 힘껏 주님과 이웃을 사랑합니다. 그 사랑 속에 하나님이 함께 하시며 사랑을 이뤄 가십니다.
오늘말씀 앞의 말씀은, 제자들 몇이 갈릴리바다로 가서 고기를 잡다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납니다. 밤새 고기 잡느라 고생하고 허기진 제자들을 위해, 예수님이 손수 마련하신 아침을 함께 먹지요. 15절 시작이‘그들이 조반을 먹은 후에’입니다. 예수님은 시몬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시몬이란 이름의 뜻은‘조약돌, 작은 돌’인데, 예수님께서 반석이란 뜻의 베드로란 새 이름을 지어주셨지요. 작은 조약돌이 커다란 반석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베드로를 빼고‘요한의 아들 시몬아’하시지요. 시몬의 아버지가 요한입니다. 유대인 중에 요한도 시몬도 많아서‘요한의 아들 시몬아’해야 구별됩니다. 예수님이 이렇게 부르실 때, 속이 뜨끔한 것이 시몬 베드로이지요. 왜냐하면, 베드로는 예수님이 지어주신 반석이란 이름답게 행하지 못하고, 예수님이 잡혀가셨을 때 세 번이나‘나는 저를 모른다.’부인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한 잘못을 알기에, 지금 예수님 옆에 있기에도 몹시 쑥스러웠을 겁니다.
베드로이름을 받게 된 것은, 길 가던 예수님께서‘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앞장서기 좋아하던 시몬이‘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예수님이 기뻐하시며 네 이름을 베드로라 하라. 그리 의기양양하던 베드로기에, 예수님이 내가 잡히시리라 하실 때도 큰소리칩니다. 함께 마 26:33,34을 읽지요.‘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모두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결코 버리지 않겠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밤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베드로는, 잡히신 예수님이 어찌 될까 염려가 되어 제사장 뜰까지는 따라갔으나, 그 집의 여종이‘너도 한 패지?’할 때 잡히면 죽는다는 두려움에‘아니야, 맹세코 아니야.’세 번이나 부인합니다. 함께 눅 22:61,62을 읽습니다.‘주께서 돌이켜 베드로를 보시니 베드로가 주의 말씀 곧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하심이 생각나서 밖에 나가서 심히 통곡하니라.’베드로가 세 번 부인하자 닭이 울었고, 뜰에 꿇려 있던 예수님이 베드로를 돌아보셨는데, 마치‘봐라, 내 말이 맞지.’
이 기억이 생생한 베드로에게, 예수님이‘요한의 아들 시몬아’하시니, 얼굴이 화끈하여 쥐구멍에라도 들어가 숨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대놓고‘네가 어찌 나를 여종 앞에서 부인할 수 있단 말이냐?’야단치진 않습니다. 아마 야단치셨으면, 시몬이 부끄러워서 사라져버렸을지 모릅니다. 예수님은, 부인한 베드로를 꾸중하시려는 것이 아니라‘네가 나를 사랑하느냐?’세 번 물으심으로, 세 번 부인한 것을 씻어주시며, 사도로 회복케 하신 것이지요.
만일, 이런 대화가 없었다면, 베드로자신도 항상 마음 한 쪽이‘나는 예수님을 부인했는데..’찝찝했을 것이고, 다른 제자나 교인들도‘주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고서도 뭐가 잘났다고 제자라 설쳐.’그럴 수 있었죠. 보신 대로, 예수님이 베드로를 회복시켜 복음전도자로 삼는 데도 사랑입니다. 베드로에게‘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베드로는 차마‘예’하지 못하고‘주님 제가 사랑하는 마음을 알지 않습니까?’‘내 어린 양을 먹이라.’
교회를 다니며, 예수님의 십자가고난과 사랑을 여러 차례 들어도, 마음에 확 닿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극진한 부모의, 특히 어머니의 자식사랑을 들으면, 주님사랑을 좀 이해할 수 있지요.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난 해의 크리스마스 밤에 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남편은 군에 갔고, 만삭이 된 부인 혼자 집에 있는데, 밤중에 산기를 느낀 부인이 평소 친절하게 대해주던 선교사부부를 찾아 나섰습니다. 산기슭을 내려와 다리를 건너야하는데, 진통이 너무 심해 더 갈 수 없습니다.
부인은 다리 밑으로 기어 내려가서 나무판자 위에 예쁜 아이를 순산했는데, 아이를 덮어줄 거라곤 입고 있는 치마저고리뿐입니다. 맹추위 속에, 자기 옷을 하나하나 벗어 아기를 감싸고 아기를 품어 찬바람을 막아주다가 기진하여 정신을 잃었지요. 다음 날 아침 선교사부부는 친구들에게 성탄선물을 주려고 지프를 타고 다리를 건너다가 차가 고장 나 고치는데, 다리 밑에서 아기울음 소리가 들립니다. 선교사부인이 놀라 뛰어가 보니, 아기는 치마에 싸인 채 울고 있고 산모는 구부린 채 얼어 죽었습니다.
선교사부부는 아기를 거두어 잘 키웠는데, 종종 자기 부모에 대해 묻는 아이에게, 열두 번째 생일 성탄절에 이야기해 주었지요. 소년은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다음, 어머니무덤을 찾아가 옷을 벗어 무덤을 덮고는 추위에 떨며 기도합니다. 선교사부인이 보다 못해 자기 외투로 소년의 몸을 덮어주자 외투를 밀치며‘엄마는 그때 나보다 훨씬 더 추웠어요.’하며 엉엉 웁니다. 소년은 어머니의 그 큰 사랑을 통해 예수님사랑을 깨달았고, 선교사도움으로 훗날 훌륭한 목회자가 되었다합니다.
예수님은 또‘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이것은 네 자신을 부인하고 나를 사랑하느냐는 물음입니다. 베드로는‘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믿는 이들은, 예수님을 주님이라 부릅니다. 기도할 때‘주님’하지요? 예수님을 주님이라 하는데, 세상에 살면서 그리 사는 교인이 얼마나 될까요? 이런 그림을 보신 적이 있지요? 이것은, 원 안의 의자에 내가 앉았고, 십자가예수님은 원 밖에, 다른 것은 예수님이 원 안 의자에, 내가 밖입니다.
예수님을 나의 주님이라 고백하는 성도는, 예수님을 가운데 모시며 주님의 뜻을 따르고 이루기에 힘써야 마땅하지요. 교회를 다녀도, 내가 중앙에 예수님을 밖에 둔 이는, 내 마음대로 살다가 필요할 때, 즉 아프거나 힘들 때나 주를 찾습니다. 어떻게, 예수님을 진정 주로 모실 수 있나요? 예수님의 날 위한 십자가죽음과 부활, 그를 믿음으로 천국영생을 누림을 확실히 믿으면 그럽니다. 그것을 믿지 않고는, 자신을 부인하고 예수님을 사랑할 수 없지요. 그저 내가 중심에, 예수님을 밖에 둡니다.
예수님께서 세 번 째‘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물으시는데, 앞의 사랑과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말은 사랑, 영어로 love, 한 가지지만, 성경이 써진 헬라어엔 네 가지 사랑이 있는데, 예수님의 앞의 두 사랑은 아가페사랑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베푸신 목숨까지 주신 사랑, 상대를 가리지 않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100점 사랑이지요. 베드로에게 네가 아가페 사랑, 100점 사랑으로 날 사랑하느냐 묻자, 베드로는 저는 60점 사랑이라 대답합니다.‘제가 어찌 그런 사랑을 할 수 있나요?’
두 번의 문답을 그리하신 후, 예수님께서 세 번째는 네가 60점 사랑으로 날 사랑하느냐? 인간의 연약함을 인정하신 거지요. 베드로는‘예, 60점 사랑으로 사랑합니다.’예수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이고 배려입니다. 너희는 100점 사랑을 못해도 좋으나, 100점 사랑을 받은 자임을 믿고, 60점 사랑이라도 해라. 여러분은 지금 주님을 향해서나, 이웃을 향해서나 몇 점 사랑을 하고 계십니까? 오늘 밤 조용한 시간에 자신을 살피며, 혹 사랑점수가 낮다고 생각 되면, 왜 그런지 살펴보세요.
예수님께서‘사랑하느냐?’물으시곤‘내양을 치라는 먹이라, 치라.’하시지요. 선한 목자로서 양들을 위해 십자가에 죽고 부활하심으로 양들이 영생을 누리게 하신 예수님께선, 당신이 이루신 일을 제자들이, 또 오늘 우리가 이어가길 원하십니다. 주위에 죽어가는 영혼들을 구원하는 것이지요. 여러 방법이 있겠으나, 오늘은 우리의 삶 속에서 사랑을 실천함으로, 가족이나 이웃이 구원 얻을 길을 생각해봅니다.
먼저, 부부 간의 사랑의 회복을 봅니다. 하루가 멀다하며 다투는 가정이 있는데, 어느 날부터, 부부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르며 언쟁을 멈추었습니다. 궁금히 여긴 이웃이 무슨 특별한 비결이 있느냐 물으니‘짧은 한 문장이 우리를 변화시켰다.’면서 사연을 이야기합니다. 부부는 어릴 적부터 알던 한 노인의사를 찾아가 서로의 불만을 털어놓자, 노 의사는“‘그래서 그를 좋아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사랑한다.’는 속담의 의미를 이해하고, 자신들의 문제에 적용하면 틀림없이 회복될 걸세.”
이 한 문장을 부부가 실천에 옮기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랐으나, 화해할 의지를 갖고 서로에 대해 좋은 것을 좋아하고, 좋지 않은 것은‘그럼에도 불구하고’사랑하기를 시도하니, 마침내 원만한 관계를 회복하였답니다. 대체로 몰라서 못하는 것보다, 알아도 무슨 이윤가로 하지 않으니 회복이 되지 않습니다.‘그래서 그를 좋아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사랑한다.’마음에 담으셨으면 합니다.
한 거지가 집 담에 등을 비비고 있습니다. 주인이‘왜 그러느냐?’‘등이 가려워서 그럽니다.’거지를 측은하게 여겨 집에 들여, 목욕시키고 새 옷을 갈아입히고 먹을 것을 챙겨 보냈습니다. 소문을 들은 거지부부가 와서, 그 담에 등을 비벼댑니다. 그 모습을 본 주인이 대접은커녕 꾸짖고 때려서 쫓아버립니다. 거지부부가 사람차별 하냐며 항의하자, 저번 거지는 혼자니까 등이 가려우면 담에 비빌 수밖에 없으나, 너희는 둘이니 가려우면 서로 긁어주면 되지 않느냐? 작은 일이지만 다른 이에게 관심을 갖고 시원하게 긁어줄 때, 사랑이 싹틉니다.
이웃을 두루 사랑하는 이야깁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부인 중에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분이, 4대 대통령 매디슨의 부인 돌리 매디슨인데, 한 번은 신문기자가‘많은 사람의 존경과 사랑을 받은 비결이 무엇입니까?’질문하자, 깜짝 놀라면서‘제가요? 저는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는다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습니다. 단지, 젊어서부터 성경의 교훈을 따라, 누구든 차별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사랑하려고 힘쓰는 것뿐입니다.’사랑할만한 사람만 사랑한다, 아니고 누구든 사랑합니다.
기독교는 사랑이고,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명령인 거 잘 알지만, 사랑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사랑하는 교우여러분, 주님의 크신 사랑을 받은 성도답게 사랑의 원천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랑하지 못할 이유 많습니다. 그러나, 내가 주님의 크신 사랑을 받아 저 좋은 천국영생을 누린다는 믿음을 키워 가면, 사랑하지 못할 이유는 사라집니다. 이것이 믿음과 삶의 일치입니다. 먼저 사랑하며, 여러분 주위에 사랑을 충만하게 키워 가면, 예수님이 기뻐하십니다. 할렐루야!
4월 10일 설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