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빌 4:4-7    설교:“이렇게 사세요!”

 

  한 젊은이가 출근길에 버스를 탔는데, 어느 정거장에서 할아버지가 무거운 짐을 들고 탑니다. 버스 기사가‘할아버지, 요금 내세요.’할아버지가 주머니를 한참 뒤적거리더니‘내가 지갑을 놓고 왔는데 한 번만 봐 주세요.’기사가‘안 됩니다. 어서 내리세요.’실랑이를 하는데, 앞쪽에 섰던 여학생이 다가가, 만원을 요금통에 넣으며‘기사 아저씨, 할아버지 요금을 넣었어요. 만원 넣었으니, 아홉 명은 그냥 태워 주세요.’젊은이는 그 모습을 보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젊은이가 내릴 정거장이 가까워지자, 만원을 여학생 손에 쥐어주고, 얼른 내렸지요. 여학생, 젊은이의 선행이지요. 여러분은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 할 수 있나요? 할 수 없다면 왜 그럴까요? 혹‘내가 사는 것도 힘들고 빡빡한데, 그런 일까지 마음을 쓸 수 있나?’그런 분 계시나요? 오늘 설교 제목을‘이렇게 사세요.’한 것은, 예수 믿는 이로서, 이렇게 살자는 건데, 혹‘그런 거 하고 예수 믿는 거 하고 무슨 상관이 있나요?’생각하는 분 있나요?

 

  그런 분에게‘예수 믿는 것은 무엇인가?’묻습니다. 예수 믿고 하는 신앙생활은, 교회 나와 예배드리고, 헌금하고 봉사하며, 다른 성도들과 교제하고, 집에서 매일 성경 읽고, 기도하는 것이 전부일까요? 아니지요,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평소 세상 삶에서 믿는 이다운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는 것입니다. 한 예가. 앞에 말씀드린 여학생과 젊은이 모습이지요. 두 사람이 예수 믿는지는 모르겠으나, 안 믿어도 그런 일을 합니다.‘듣고 보니 좋네. 나도 그리 살아야지.’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좋으나, 오늘은, 어떻게 그런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지 살피며‘이렇게 사세요.’를 권합니다. 사도 바울이 쓴 빌립보서를 잘 읽으면, 성도가 왜, 어떻게 그리 살 수 있는지 잘 알려주지요. 예수 믿고 교회 다닌다고, 저절로 남의 어려움을 돕는 마음이 생기지는 않고, 평소에 오늘 말씀의 세 가지 생활이 삶에 녹아야 합니다. 먼저, 4절의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합니다. 바울은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하는데, 이 편지를 쓸 때, 사도 바울은 로마 감옥에 갇혀 있지요.

 

  언제 사형당할지 모르는 바울이, 그저 편지로만‘항상 기뻐하라’했을까요? 아니지요. 어떻게, 바울이 그런 형편에서, 자신이 기뻐하며, 기뻐하라 전했을까요? 먼저, 빌 2:21 이하에서, 사도 바울은, 자신이 사는 것보다 죽어서 그리스도에게 가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하면서, 그러나 내가 사는 것은, 너희를 위하여 유익하기 때문이라.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의 믿음이 자라고 기쁨을 주기 때문에 산다. 예수 믿는 성도의 기쁨의 깊이를 볼 수 있습니다.

 

  그저, 세상이 주는 기쁨이 있어야 내가 기쁜데, 나는 기쁠 게 하나도 없다가 아니라, 나는 죽어 천국에 가면 주님을 만나기에, 어서 죽고 싶지만, 천국 영생의 믿음이 확실합니다. 그러나, 내가 살아 너희 믿음의 본을 보이고 기쁨을 주니 산다. 그러니 항상 기뻐하라, 이해가 갑니까?‘내가 죽으면 어쩌나?’와는 차원이 다르지요. 남에게 유익을 주기 위해 산다. 나는 그것이 기쁘니, 너희도 나와 함께 기뻐하자. 지금 나는 어찌 살고 있는가? 돌아보게 하는 말씀이지요.

 

  둘째로, 2:17 이하에, 바울이‘빌립보 교인들 믿음의 제물과 섬김 위에 나를 전제로 드릴지라도 나는 기뻐하고 너희 무리와 함께 기뻐하리니.’이 말씀을 이해하려면, 전제란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옛날 짐승을 잡아 고기를 제물로 태워 하나님께 제사드릴 때, 그 위에 포도주를 부어 더 향기로운 제물이 되게 하는 것이 전제입니다. 빌립보교인들의 믿음과 섬김에, 바울이 죽어 피 흘림이 보탬이 된다면, 나는 기뻐하리라, 너희도 함께 기뻐하라.

 

  여기서도, 바울은 자신의 희생으로 다른 이들의 믿음이 바로 자라갈 때, 기쁘다고 합니다. 초대교회 때는, 예수 믿다 잡혀가 죽는 것이 불행이 아니라, 영광이요, 기쁨이었지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내가 구원받았으니, 나도 순교해서, 주님은혜에 보답하며, 주님의 사랑을 전하리라. 예수 믿는 이의 기쁨이 무엇인지 마음에 와닿나요? 성도의 기쁨은, 구원받은 성도로, 남의 믿음을 돕는 거지요.‘내겐 세상에 기쁠 게 하나 없어.’아니라 합니다.

 

  셋째로, 빌 4:10에 바울이‘내가 주 안에서 크게 기뻐함은’한 것은, 빌립보 교인들이 정성껏 헌금해서 바울의 어려움을 도운 때문입니다. 바울이 로마 감옥에 있으나, 돈 쓸 일이 많았지요. 요사이처럼 감옥에 들어가면 공짜로 먹이고 입히고 재워주는 때가 아닙니다. 바울은 외부에 숙소를 두고, 군인이 지키니, 숙소 마련이나 식비와 아울러, 바울을 찾는 이들을 위한 비용과 선교비 등이 많이 들었는데, 빌립보 교인들이 헌금해서 바울을 도우니 기쁘지요.

 

  그런데, 이어진 말씀을 보면, 바울에게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자신이 복음을 전한 빌립보 교인들의 믿음이 자라서 힘껏 헌금한 것입니다. 어떤 목사님은, 교회의 한 사람당 평균 헌금액을 보고, 그 교회의 믿음 수준을 평가하지요. 꼭 옳다 할 수는 없으나, 믿음이 좋으면, 십일조나 헌금을 더 정성스레 하지요. 그런 면에서 우리 교회의 믿음은 꽤 높은 수준이라 봅니다. 예배 참석하는 수에 비하면, 헌금이 많고, 거의 십일조를 하지요.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이참에 함께 말씀드릴 것은, 예배에 모이는 분이 적어 여러분이 낙심할까 저는 항상 염려하는데, 교인이 적은 것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나, 거기 매이지 말고,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하나님 앞에 믿음에 우뚝 서가기 바랍니다. 신앙은 단체가 아니고, 하나님과 1:1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헌금을 통해, 또 하나 귀한 가르침을 전하지요. 4:11 이하에서, 바울은‘내가 궁핍하기에, 헌금에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하면서, 자신은‘가난하거나 부하거나, 배고프거나 부르거나 어떤 경우도 잘 이겨낸다.’

 

  우리는 보통, 부요하게 잘 살아야 기쁘다고 생각하는데, 바울은 믿는 이는 그게 아니라 합니다. 부하거나 가난하거나 매이지 않고 기뻐하는 성도의 삶입니다. 한 이야기를 소개하지요. 부자가 잘 차려입고 좋은 차를 타고 길을 지나는데, 남루하고 다리를 저는 거지가 매우 기쁜 얼굴로 덩실덩실 춤추고 있습니다. 부자가 이상하게 여겨, 차를 세우고 거지에게 묻습니다.‘나는 부족할 게 없이 누리며 살아도 기쁨이 없는데, 거지인 너는 무엇이 그리 기쁘냐?’그 말은‘너 정신 나갔지?’

 

  거지는 조리 있게 자기의 기쁨을 설명하기를‘첫째로, 하나님이 나를 동물이 아니라, 가장 귀한 사람으로 지어주신 겁니다. 둘째로, 내가 비록 거지 불구자지만, 내가 둘러보니 나보다 훨씬 더 어렵고, 더 심한 불구로 사는 자가 많기 때문이지요. 셋째로, 내가 예수를 믿으니, 죽으면 하나님 품 안에 갈 걸 믿으니 감사하며 기뻐합니다. 성경의 거지 나사로를 잘 압니다.’거지가 말은 안 해도‘성경 말씀의 부자는 지옥에 떨어졌어요.’가 담겼다고 봅니다.

 

  주위에 보면, 재산을 꽤 가진 이도, 남과 비교하니 만족이나 기쁨이 없는데, 이 거지의 마음을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천국 영생을 소망하며 사니 기쁘다, 믿는 성도가 꼭 품어야 할 기쁨의 바탕이지요. 항상 기뻐하라에 이어, 사도 바울이 성도답게 살기로 권면한 것은, 5절에‘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가 가까우시니라.’관용은, 너그러움이요, 온유함이지요. 험한 세상에 살기에 누구나 강퍅한 마음을 갖기 쉽습니다.

 

  며칠 전, 풍요하고 살기 좋다는 미국에서, 18세 청년이 초등학교에 들어가 총을 마구 쏘아 21명이나 죽였습니다. 험한 세상이지요. 믿는 이는, 때로 감정이 격해질 때, 잠시 멈추며‘관용하자, 남에게 너그럽게 온유함으로 대하자.’마음을 정돈해야 합니다. 성도가 강퍅하지 않고, 관용하며 살아야 하는 것은, 우리 주 예수님께서 그런 본을 보이셨기 때문이지요. 십자가에 달리셔도, 당신을 못 박은 군병을 용서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성도는 그런 예수님의 마음을 따라야 합니다.

 

  이어 관용해야 하는 이유로, 주님의 재림이 가깝기 때문이라. 예수님이 곧 오시는데, 오셨을 때, 우리가 강퍅한 삶이 아니라, 모든 이에게 관용하며 사는 것을 보면 기뻐하십니다.‘예수 재림은 없어, 오셔도 한참 후에나 오실 거야.’느슨하게 풀려 사는 것을, 성경은‘악하고 게으른 종’이라 합니다. 세 번째로, 5절에‘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예수 믿으니, 아무 염려가 없다, 아니지요.

 

  험한 세상에 연약한 몸으로 사니까, 잘 믿어도 염려할 것 많지요. 먹고 살기 힘든데, 성도답게 살려니 더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안 믿는 이와 다를 것 없이, 염려에 매여 신음하거나 불평 원망하며 살아선 안 됩니다. 모든 일을 기도와 간구로, 주님 앞에 내려놓고 주님의 평안을 누리며 삽니다. 믿는 자가 누릴 복의 하나이지요. 다윗 왕이 좋은 본을 보인 중의 하나가 선취적 믿음인데, 전에 받은 은혜를 마음에 품으며,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전에 도우신 하나님께서 이번에도 도우실 거라는 거죠.

 

  선취적 믿음의 한 예로, 천하무적 골리앗 장군을 상대할 때, 다윗이 목동 옷에 지팡이 들고 나가니, 골리앗이 기가 차서‘이놈, 내가 너를 죽여 새와 짐승의 먹이가 되게 하리라.’외치니, 다윗이 그에 맞서‘너는 중무장하고 칼과 창으로 나오지만, 나는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으로 나가노라.’그리 외칠 수 있는 것은 지금껏 체험한 하나님 은혜 때문이지요. 결과가 어찌 되었는지 우리가 잘 압니다. 이런 선취적 믿음이, 다윗이 지은 시편 여러 곳에 나옵니다.

 

  우리 믿는 이도, 살면서 체험하는 주님 은혜를 마음에 담아서, 어떤 어려움 앞에도‘전에 도와주신 하나님께서 이번에도 능히 이겨내게 하실 거야. 이겨낸 후 얼마나 기쁠까?’이러면, 어려움 속에 낙심하고 한숨 쉬는 것과 전혀 다르지요? 이것이 말씀 7절‘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와 연결됩니다. 오늘 우리는‘이렇게 사세요.’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지갑을 놓고 나와 버스를 타며 곤혹을 치른 할아버지를 도운 여학생과 그를 어여삐 본 젊은이 말씀을 했지요. 그럴 때,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우리가 믿는다고 그럴 순 없고, 그러려면, 평소에 사도 바울이 말한‘항상 기뻐하라, 누구에게나 관용을 보이라, 모든 염려를 기도와 간구로 주님 앞에 감사하며 아뢰라.’로 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것이 각기 다른 세 가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세 가지가 함께 도우며 더 좋은 결과로 인도합니다.

 

  항상 기뻐하며 살면, 이웃에 관용을 보이고, 그리 살며 기도하면, 근심 걱정 물러가고 평안이 오지요. 그러면 어려운 이를 돕게 됩니다. 기쁨, 관용, 기도와 평안이 함께 어울려 더 성도다운 삶을 삽니다. 오늘 밤 자신을 돌아보며 잘 생각해 보세요.‘내겐 아무런 기쁨이 없어, 기쁘지 않은데, 교회 다닌다고 기쁜 척 해야 해? 남이 내게 관용을 베풀지 않는데, 내가 뭐가 부족해서, 먼저 너그러움을 베풀어. 주님이 내 기도는 들어주지 않으시니, 난 기도 안 해,’

 

  그리 살아선, 내게 기쁨과 평안이 없으니, 어려운 이를 돌볼 수도 없지요. 사도 바울의 가르침을 마음에 담으며, 실천하면, 남의 어려움이 눈에 들어오고 돕게 됩니다. 우리 숭덕교회 교우들이 모두 그리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믿는 이가 이렇게 살 수 있는 바탕에는‘부족하고 허물 많은 나를 택하셔서 예수 믿게 하심으로, 나는 구원받아 하나님 자녀,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되었어, 훗날 천국 영생을 누릴 거야.’이 믿음이 있어야 바울의 가르침대로 살지요. 그리 살다가, 다시 오시는 예수님을 기뻐 맞이하는 여러분 모두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