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막 4:35-41   설교:“잠잠하라, 고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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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엔 그런 통계가 없지만, 미국에는 교회를 몇 년 다닌 이들 중에, 성경 전체를 한 번도 읽지 않은 교인이 80%가 넘는다합니다. 바빠서, 도움 될 것이 없어서, 이해가 안 돼서, 등 여러 이유이지요. 그런데, 오래전 쓰인 성경이라, 오늘날 내게 도움이 안 된다는 것에는, 설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의 종살이에서 탈출한 출애굽기 말씀은, 3천 년 전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역사이니,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지만, 그렇지 않지요.

 

  이스라엘 백성들의 애굽 종살이에서 탈출은, 우리가 예수를 믿음으로 죄의 종살이에서 구원을 받는 것을 미리 알려주신 겁니다. 홍해가 갈라졌다는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살이 찢기심으로, 구원의 길이 열린 것으로 이해하지요. 성경에‘애굽으로 돌아가지 말라.’는 것은, 믿고 구원받은 후, 예전으로 돌아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스라엘백성에게 가장 중요한 유월절은, 오늘 기독교의 부활절과 직결되지요.

 

  애굽에서 내린 마지막 열 번째 재앙에, 양의 피를 바른 집만 죽음의 신이 넘어가서, 맏아들이 죽지 않았지요. 유월절 바로 그날에 예수님은 십자가에 죽으셨고, 양의 피를 바른 집만 아들이 살아남았듯, 예수를 믿는 이만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습니다. 이렇듯, 성경은 오래전 일을 기록한 것이나, 오늘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음을 하나하나 알아 가면 성경 말씀이 유익해지고, 더 가까이 하게 됩니다. 오늘 말씀도‘예수님께서 풍랑 치는 바다를 잔잔케 하셨어, 21세기 과학시대에 그런 것도 믿어야 해? 나는 통과.’아니지요. 이 말씀이 두 단계를 걸치며, 우리에게 의미 있게 다가옴을 살펴봅니다.

 

  먼저, 말씀이 일어난 당시의 상황이 있습니다. 풍랑치는 바다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는 것을, 옆에서 보거나 들은 사람이 적었지요. 둘째로, 이 일을 기록한 때가 있습니다. 제자 마가가 마가복음을 기록한 것은, 주 후 60년대 초반으로, 이 일이 일어난 후 30여 년이 지난 후입니다. 예수님에 관한 자료가 많은 중에, 저자가 이 일을 기록한 이유가 있습니다. 세 번째, 읽는 우리에게 다가오는 말씀의 의미입니다. 그것을 밝히 알 때, 옛 말씀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산 말씀으로 우리에게 역사하지요.

 

  오늘 말씀이 일어난 때는, 예수님이 사역을 막 시작한 초기입니다. 갈릴리 해변의 가버나움 마을에서, 예수님은 권능이 넘치는 치유자로 인식되어 갔습니다. 회당에서 귀신들린 남자에게서 귀신을 내쫓고, 제자 베드로의 장모 열병을 고쳤지요. 나병 환자를 치유했으며, 누워 지내던 중풍 병자를 일어나 걷게 했습니다. 손이 마른 자가 예수님에 의해 멀쩡하게 회복되었지요. 이런 소문은 급속도로 퍼지지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예수님 계신 집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그뿐 아니라, 설득력 있는 말씀을 전하는 선생으로 인식되어 갑니다. 사람들은 예수님 말씀을 들으며, 쉬우면서도 풍부한 의미를 담고 있음을 알았지요. 그저 성경의 의미만 풀기에 급급한 랍비와 다르게, 하나님의 권능을 받은 자다운 생명의 말씀이었습니다. 이런 것이, 예수님이 세상에 나오셔서 불과 몇 달 사이에 이뤄진 일인데, 소문을 들은 유대 종교지도자들은 바짝 긴장했지요. 그 동안, 그들 말이면 백성들이 고분고분 따랐으나, 예수의 등장으로 권위가 흔들립니다.‘저 분이 진짜다.’하지요.

 

  또한, 예수님이 자란 가정의 어머니와 형제들도 긴장했는데, 같이 평범하게 생활하던 예수가, 어느 날 집을 나간 후 놀라운 치료를 하고, 말씀을 전한다고 들리니, 가족들은 귀신이 들려 그런 줄로 여겼지요. 그래서, 더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어서 집에 데려가려고 어머니와 동생들이 찾으러 다녔습니다. 그러한 때, 예수님은 제자 열두 명을 불러 모았지요. 제자들과 함께 먹고 자며, 말씀 가르치는 것, 병자를 치료하는 것, 이적을 베푸시는 것을 보게 하셨습니다.

 

  제자들을 잘 훈련시켜, 예수님의 복음을 널리 전하게 하시려는 겁니다. 오늘 말씀은, 그런 중에, 심한 폭풍을 만난 것인데, 제자들에게 더 할 수 없는 귀한 교육의 기회였습니다. 스케일이 크지요. 무대는 갈릴리 바다이고, 풍랑이 심하게 치고, 물결이 배에 넘실거립니다. 이것만으로도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알게 합니다. 말씀을 보면, 35절에 그 날 저물 때라 했는데, 하루 종일 많은 백성들에게 말씀을 가르치신 그 날 저녁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바다 저편으로 가자.’하십니다.

 

  백성들이 많이 몰려서 계속 힘들게 하기에, 건너편 한적한 곳에 가서 쉬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몹시 피곤하셨던 것을 알게 하는 것이, 심한 풍랑이 치는 배에서도 주무셨지요. 배는 십여 명이 타는 자그만 어선입니다. 갈릴리 호수의 동편에 큰 언덕이 있어, 바람이 불어 산에 부딪히면 호수에 큰 풍랑이 자주 일어납니다. 36절에, 그들이 무리를 떠나 예수를 배에 계신 그대로 모시고 가매 하는데, 4:1절을 함께 읽습니다.

 

  ‘예수께서 다시 바닷가에서 가르치시니 큰 무리가 모여들거늘 예수께서 바다에 떠 있는 배에 올라앉으시고 온 무리는 바닷가 육지에 있더라.’장면이 눈앞에 그려집니까? 강단을 바다에 떠 있는 배에 마련해, 예수님이 배에서 말씀하시고, 백성들은 육지에서 듣습니다. 예수님께 더 집중할 수 있지요. 배에 타신 그대로 출발했습니다. 배가 가는데, 큰 광풍이 일어나며 거센 물결이 배에 가득하게 되었지요.

 

  제자들 대부분은, 이 갈릴리바다에서 어릴 때부터 고기잡이를 하며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라, 수많은 풍랑을 겪었을 것이나, 이번은 다릅니다. 웬만하면 곤히 주무시는 예수님을 깨우지 않았지만, 죽게 될 정도로 두려운지라, 예수님을 깨우며‘선생님이여 우리가 죽게 된 것을 돌보지 아니하십니까?’예수님은 깨어서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더러‘잠잠하라, 고요하라’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아주 잔잔하여집니다. 제자들에게‘어찌하여 이렇게 무서워하느냐 너희가 어찌 믿음이 없느냐?’꾸중하십니다.

 

  예수님의 제자 훈련 치고, 이에 비교할 게 없지요. 그동안 예수님 말씀을 들으며, 참 권세 있는 말씀이구나, 문둥병이 낫는 것을 보고, 놀라운데 했지만, 이번엔 자신들이 직접 풍랑에 죽다 살아났으니, 평생 잊지 못한 사건이요, 제자 훈련입니다. 풍랑 치는 바다와 바람을 향해 명하시자, 금방 고요해진 것을 보았으니, 할 수 있는 말은 오직‘그가 누구기에 바람과 바다가 순종하는가?’‘그가 누구기에..’한 것에‘이분이 과연 하나님아들이구나.’가 담겼지요.

 

  이 일은 주후 30년경에 일어난 일인데, 이것을 제자 마가가 기록할 때는 30년 지난 후인, 60년대 초입니다. 마가가 기록한 때의 주변 환경은 어떠했을가요? 로마의 네로황제가 예수 믿는 자를 무자비하게 박해할 때지요. 예수 믿는 것만으로 잡혀가, 옥에 갇히고 매 맞고, 재산을 다 빼앗기고, 심하면 경기장에 끌려 나가 사자의 밥이 되곤 했습니다. 마가가 이 말씀을 기록하며, 배가 풍랑으로 인해 제자들이 죽을 위험에 빠진 것과, 박해로 인해 죽음에 내몰리는 교인들 모습을 함께 생각했을 겁니다.

 

  제자들의‘선생님이여 우리가 죽게 된 것을 돌보지 않습니까?’는, 마가에게, 박해 속에 죽어가는 성도들의 외침‘주여 우리가 죽게 된 것을 돌보지 않습니까?’로 들렸지요. 예수님의‘잠잠하라 고요하라.’는, 박해 당하는 성도들을 향해, 예수님께서 그리 말씀해주시길 바라는 저자 마가의 간절한 마음입니다. 잡혀가 매질이나, 죽음 앞에 견디기 힘든 교인들은 물론이고, 남아 있는 교인들조차, 예수님이 살아 계신 거 맞아? 우리를 사랑하시는 거 맞아? 의심하였을 겁니다.

 

  그런 이들에게, 예수님의 말씀‘어찌하여 이렇게 무서워하느냐 너희가 어찌 믿음이 없느냐?’이 주님 말씀을 듣고, 새 힘을 내라며 적은 마가의 기록이지요. 사건이 일어난 때와 기록한 때에 대해 이해가 됩니까? 이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의 은혜를 살핍니다. 흔히, 인생을 거친 바다를 작은 배를 타고 항해하는 것에 비유하기에, 이 말씀은 우리에게도 큰 의미를 갖습니다.

 

  먼저, 이 말씀은 우리가 예수를 잘 믿어도 아픔이나 고난당함을 알려줍니다. 예수님이 배에 타고 계신데도, 풍랑이 치며 배에 물이 넘쳐 침몰하게 되었지요. 간혹, 아픔이나 어려움을 겪는 것은, 내가 바로 믿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분을 봅니다. 그리 생각하며, 잘 믿으려는 것은 좋지만, 잘 믿더라도 살다 보면, 아플 때도 어려울 때도 있지요. 어느 바다에나 거센 풍랑이 일어나는 것과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환난은 닥치지만, 믿는 이가 달라야 하는 것은, 어려울 때 낙심하거나 포기치 않고, 또 내 힘 만으로나, 세상의 도움으로 환난을 벗어날 길을 찾지 않고, 제자들처럼 주님의 도우심을 구합니다.‘주님! 도와주세요.’둘째로, 배에 물이 들어와 가득하게 되었다 합니다. 쇠로 만든 배도 물 위를 떠서 항해하나, 물이 배에 들어오면 침몰하지요. 우리가 살아가며, 악한 것들, 세상 욕심, 불신들이 들어오면 가라앉습니다.

 

  이런 우화가 있습니다. 사막이 낮엔 덥지만 밤에 춥니다. 낙타를 밖에 세워두고, 텐트 안에 들어가 자는데, 낙타가 애처롭게‘주인님 너무 추워요, 머리만 텐트 안에 넣게 해주세요.’불쌍해서 그러라 했는데, 얼마 안가, 낙타가 텐트를 차지하고 주인은 밖에 쫓겨났다 하지요. 처음에는‘그 정도야 능히 이겨, 문제없어.’하던 것도, 두 번 세 번 겪다 보면 무너지곤 합니다. 좋지 않은 것은 들어오지 못하게 미리 막아야지요.

 

  함께 시 1:1을 읽습니다.‘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 하고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거 재미있는데, 뒤 따르다, 서서 이야기 나누고, 앉기까지 하면 유혹에 빠져듭니다. 처음부터 뒤를 따르지 않아야지요. 배에 물이 스며들지 않게 해야 침몰까지 가지 않습니다. 들어보고, 아니다 싶은 것은‘아니라.’분명히 선을 그어야 합니다.

 

  세 번째로, 초대교회 성도들은 박해에서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지난 이천 년간 온 세계에 복음이 퍼져나가며 수많은 피 흘림이 있었지요. 예수님이 능력이 없어 구하지 못했을까요? 그것이 아님을 순교자들의 모습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순교하는 믿음의 선배들이‘주님 왜 나는 구해주지 않으세요?’원망하며 죽어갔나요?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기뻐 찬양하며 죽어갔다고 기록에 남았습니다. 어떻게요? 이 땅이 전부가 아님을 믿었기 때문이지요.

 

  매를 맞고 죽어가면서도, 나를 구원하려고 이런 고난당하신 주님의 고난을, 내가 조금이라도 체험하는 것을 감사하며 찬양했습니다. 기독 신앙은, 예수 믿고 어려움을 헤쳐 나가며, 이 땅에서 평안히 잘 사는 것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중심은 이 땅이 아니라, 저 천국 영생에 있습니다. 거친 바다를 지나, 저 건너 편 언덕에 잘 닿는 것이 성도의 소망이지요.

 

  하나 더 생각할 것은, 예수님께서‘잠잠하라 고요하라.’하신 것은 풍랑 치는 바다만 아니고, 우리 마음에도 하신 것입니다. 같은 세상에 안 믿는 이와 어울려 살며, 비슷한 아픔이나 어려움을 겪는 성도들이, 어떻게 잠잠하고 고요하게 살 수 있을까요? 첫째로, 말씀에 있는 대로, 내일 염려는 내일이 하게 하는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의 연구는, 우리가 염려하고 두려워하는 일 중의 많은 일은 실제 일어나지 않는다 합니다. 있지도 않을 일을 미리 염려하는 거지요. 이런 염려를 내려놓으면 잠잠하지요.

 

  둘째로, 당연히 일어날 일은 담담하게 맞이합니다. 대표적으로, 자신이나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지요.‘죽으면 어쩌나’할 게 아니라‘살면 좋고 죽으면 천국 가니 더 좋아.’하며 죽음을 내려놓습니다. 늙어가니 몸이 힘들고 여기저기 아파, 그래서 염려할 것이 아니라 담담히 받아들입니다. 셋째로, 성도가 잠잠하고 교요할 수 있는 것은, 닥친 아픔이나 어려움에 대해 달리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재수가 없으려니 몸도 아프네.’할 것이 아니라‘내가 너무나 세상일에 쫓겨 몸을 무리했더니, 주님이 쉬라 하시는구나, 몸이 많이 아파보니, 좇던 것이 헛됨을 알겠네.’어려움을 당한 경우에‘누구 때문에 이 고생을 하네.’아니고‘주님을 외면하며 세상을 좇다가 한 방 맞으니 정신이 번쩍 드네. 주님,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이것이 그저 말장난이 아닙니다. 이런 마음을 우리가 가지면, 어떤 형편에서도 잠잠하고 고요할 수 있지요.

 

  살펴 본대로, 성경말씀은 우리 삶과 관련 없는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구약성경을 보면, 성전을 수리하다가 성경책을 발견한 경우들이 나옵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있고 제사를 계속 드렸으나, 성경책을 읽지 않고 지키지 않은 것이지요. 개혁 군주가 나와, 퇴락한 성전을 수리하다보니, 한구석에 처박힌 성경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왕이 읽고 백성들에게 읽어주면서, 여호와께 돌아오라 하지요. 돌아선 이들은, 주님의 큰 은혜를 누렸습니다.

 

  우리들도, 성경책이 장식용이 되어선 안 되지요. 곁에 두고 항시 읽고 행해야 합니다. 여호와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성경 말씀을 통해서, 또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크신 사랑을 깨달으라 하십니다. 눈앞의 일에만 마음 쓰지 말고, 더 높이 멀리 보라 하십니다. 이생을 넘어 영생 천국을 소망하라 하십니다. 여러분 모두 예수님이 말씀하신‘잠잠하고 고요하게’세상을 이겨나가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