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룻 1:15-18    설교:“효도는 행하는 것.”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을 보니 기쁘네요. 처음 보는 얼굴, 환영합니다. 성경 말씀은, 크게 말하면, 하나님이 예비하신 복을 우리가 받아 누리라는 하나님 사랑이지요. 예를 들어, 신 28장은 축복장으로, 복을 누리는 길을 친절히 가르쳐주시며, 동시에, 저주받는 삶도 알려주면서, 저주받을 짓을 하지 말고, 복받을 삶을 살아 복을 받아 누리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 사랑은 스케일이 큰 것이, 출 20:5,6에 보면, 하나님 아버지를 미워하는 죄는 삼사 대에 이르나, 아를 사랑하고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 대까지 은혜를 베푼다고 하셨지요.

 

  천 대면, 한 대를 30년으로 치면, 3만 년입니다. 두어 가지 의문이 생기지요. 조상 중 한 분이 하나님을 사랑하며 계명을 지키면, 후손 천 대까지 은혜를 받는가? 만일 중간에, 하나님을 미워한 사람이 있어도 은혜가 이어지는가? 그 답을 십계명 오 계명에서 찾습니다.‘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내가 부모에게 효도하면 내가 복을 받고, 자녀들이 보고 따라서 내게 효도하니, 자녀들이 복을 받고, 그렇게 대대로 이어지니 천대에 이르지요.

 

  반면에, 내가 불효하면, 자녀도 보고 불효하니, 주님 은혜는 끊겨 버립니다. 어느 집에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가 사는데, 할아버지가 손에 힘이 약해지니 떨어뜨려 밥그릇을 자주 깨뜨립니다. 아들이 나무 밥그릇을 만들어 할아버지에게 주었지요. 나무 밥그릇은 개 밥그릇으로 쓰일 때입니다.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아 잘했다 싶었는데, 하루는 외출했다 돌아오니, 자기 아들이 나무토막을 들고 파내고 있습니다.‘예야, 뭐하니?’‘아버지 드릴 밥그릇 만들어요.’뭐든 보면 쉽게들 배우지요.

 

  요사이, 바쁘고 힘들다며 부모를 외면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자신이 얼마 안 가 그리 외면당할 것을 모릅니다. 성경 말씀에서 배울 효도, 두 가지를 생각합니다. 하나는, 오늘 본문 말씀인 이방 여인 룻의 이야기지요. 베들레헴에 가뭄이 심하자, 나오미와 남편과 아들 둘이 요단강 건너 모압 땅으로 이사했습니다. 살면서, 아들들이 모압 여인과 결혼했는데, 얼마 후, 남편 죽고, 아들들이 자식이 없이 죽으니, 집에 시어머니 나오미와 며느리인 모압 여인 둘만 남았지요.

 

  들려오는 소문에, 고향 베들레헴의 기근이 끝났다 해서, 나오미는 고향에 돌아오려 하며, 며느리들에게‘나는 고향에 돌아갈 텐데, 너희들은 이곳에 남아 새로 남편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살아라.’두 며느리‘아닙니다. 저희도 어머니를 따라가겠습니다.’나오미는‘너희들 나를 따라가면 너희에겐 아는 이 하나 없는 이방 땅이고, 늙은 나를 돌볼 고생밖에 없다. 늙은 내가 아들을 낳을 리도 없지만, 낳는다 해도 너희들 배필이 될 때까지 크도록 어찌 기다리겠느냐?’

 

  이 말은, 유대인들의 관습에, 형이 자식이 없어 죽으면 동생이 형수와 결혼해서 대를 잇게 하는 데서 그리 말한 거지요. 나오미가 아들을 낳아 자라면, 며느리와 결혼하는 겁니다. 나오미가 말하자, 큰 며느리는 고향에 살려고 떠났으나, 둘째 며느리 룻은‘저는 어머니가 어디 가시더라도 따릅니다. 어머니 백성이 내 백성이 되고 어머니 하나님이 내 하나님이 되며, 죽음 외에는 헤어지지 않으니 나를 떠나라 마세요.’룻은, 자신에게 이로울 것은 하나 없고, 늙은 시어머니를 먹여 살리는 고생만 있지요.

 

  다시 결혼해서 가정을 꾸릴 가능성이 없는데도, 나오미를 따랐습니다. 이런 것이 참 효도 아닙니까?오늘 설교 제목‘효도는 행하는 것’과 같이, 룻이 효도를 마음에만 담고 행하지 않았으면, 도가 아니지요. 자신의 유익을 생각지 않고, 희생을 마다 않는 삶, 룻이 보여준 참 효도를 행한 본입니다. 오늘날 어떤가요? 남은 제쳐 놓고, 우리는 어떤가요? 자녀 손에게 좋은 효도의 본을 보이며 사나요?

 

  효도는, 내가 부모님에게 해야 하는 동시에, 자녀들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흔히‘요새 세상이 그런가? 자녀들 살기도 힘든데 어떻게 내게 효도하라고 해?’아닙니다. 진정 자녀가 주님의 복 받기를 바란다면, 나아가 그 후손이 대대로 복 받기를 바란다면, 자녀에게 효도를 가르쳐야지요. 제 친구들 모임에서 있던 대화입니다. 한 친구가‘너희들 자녀들에게서 매월 용돈을 받냐?’대부분이‘그걸 어떻게 받냐? 내게 돈 달라고 손 내밀지 않아도 다행이지.’

 

  그런데 한 친구가‘난 매월 월급날 몇십 만 원 정해 놓고 꼭 가져오라고 한다.’그 친구는, 자신이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녀를 가르치기 위해서고, 받은 돈은 적금 들어뒀다가, 자녀가 필요할 때 줄 거라 합니다. 지혜롭지요? 돈이 아니라도, 자주 전화를 하거나 찾아보도록 해야, 그 자녀가 복을 받고, 그것을 본 손자녀가 보고 따르니, 대를 이어 복을 받습니다. 여러분 이번 어버이날부터 꼭 실행하세요. 안 하다가 하면 처음에 어색하나, 자녀를 위해서 하세요.

 

  시어머니를 따른 룻의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나오미가 고향에 돌아오자, 알던 이들이 기뻐하며‘나오미가 왔구나, 참 반갑다.’하자, 나오미는‘나를 이제부터 나오미라 부르지 말고, 마라라 불러주세요.’나오미란 이름의 뜻은 기쁨이고, 마라는 괴로움입니다. 고향을 떠날 때, 남편과 아들 둘이 갔는데, 다 죽고, 며느리 하나 따라오니, 내게 기쁨이 없고, 괴로움뿐이라는 거지요. 돌아올 때가 추수 때인지라, 당시 가난한 여인들이 하던 대로, 룻은 밭에 나가서, 추수하다 떨어진 낱알을 줍습니다.

 

  그것을 모아 시어머니 식사를 마련하려는 거지요. 그런 룻을, 하나님은 그저 두지 않으셨습니다. 우연히 간 밭이 친척 보아스의 밭이고, 룻이 갔을 때, 마침 보아스가 밭을 둘러보러 나왔지요. 성경에‘우연히, 마침’이란 단어가 나오면, 새겨 봐야 합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의 역사인 경우가 많지요. 보아스는 처음 보는 여인이 룻임을 알고 난 후, 종들에게‘저 여인에게 떡과 마실 물을 주고, 일부러 낱알을 떨구어 줍게 해라.’룻이‘왜 제게 이러십니까?’보아스가‘네가 시어머니에게 한 일을 다 안다.’

 

  소문이 난 거지요. 진심으로 효도하면, 알리려 하지 않아도 소문이 납니다. 그런 것이 그리스도의 향기지요. 저녁때 집에 오니, 시어머니가‘오늘 누구 밭에 갔었냐?’‘보아스의 밭입니다.’‘그가 매우 착한 이이고, 우리 가까운 친척이니 잘해 줄 거야.’며칠 후, 시어머니가 룻에게‘너도 짝을 찾아야 하니, 오늘 밤 보아스가 들에서 잠자리에 들면, 거기 들어 가거라.’밤에, 보아스가 잠자다 보니 발치에 누가 걸립니다.‘누구냐?’‘저 룻입니다. 저를 거두어 주세요.’

 

  보아스가‘젊은이도 많은데 어찌 늙은 나를 택했느냐?’하면서‘나보다 더 가까운 친척이 있으니, 내일 그에게 물어서 그가 너를 택하면 그리하고, 못한다 하면 내가 너를 거두리라.’다음 날 여러 증인 앞에서 보아스가 이야기를 꺼내자, 더 가까운 친척이 자신에게 해가 될까 봐 포기하니, 보아스가 룻을 아내로 맞습니다. 룻이 남편 보아스를 만나 가정을 꾸렸고, 둘 사이에서 오벳이 태어니고, 오벳의 아들이 이새, 이새의 아들이 다윗이지요. 룻은 다윗 왕의 증조모가 되었습니다.

 

  얼마 전, 금요기도회 때, 사무엘 상을 나누는데, 사울 왕이 죽이려 따라다니자, 다윗이 피해서 모압 왕에게 가서 부모를 부탁합니다.‘어찌 모압 왕에게?’그런데 생각해 보니, 모압은 다윗의 증조모인 룻의 고향이고, 친척들도 많이 살았기에 가능했으리라 봅니다. 다윗이 몹시 어려울 때, 증조모 룻이 도운 거지요. 룻이 자신을 희생하며 효도한 것이, 이스라엘 민족이 가장 존경하는 다윗 왕과, 또 그 후손에서 메시야 예수가 태어나게 했으니, 복이 천 대에 이른다는 말이 맞지 않습니까?

 

  성경의 또 하나의 효도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어 가면서, 사랑하는 제자 요한에게‘보라 네 어머니라.’어머니 마리아에게‘아들입니다.’모자 관계를 맺어 주며, 잘 돌볼 것을 부탁하지요. 요사이 가끔 듣는‘나도 효도하고 싶지, 그러나 내가 너무 바쁘고 힘들어 부모님 신경을 쓰지 못해. 나중에 할 거야.’하는 교인에게 다시 생각하라 합니다.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을 앞둔 것보다, 더 큰 어려움이 있을까요? 성도는 어떤 형편에서도, 내 힘껏 최선을 다해 부모님을 돌봐야 합니다.

 

  예수님께선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을 앞두고, 뒤에 남을 어머니 마리아를 염려만 한 게 아니라, 요한에게 부탁함으로, 효도는 행하는 것임을 분명히 알게 하셨지요. 제자 요한은, 예수님의 명에 따라, 에베소 시 외곽의 돌담집에서, 마리아가 돌아가실 때까지 정성껏 모셨고요, 그 집이 지금도 전해져 많은 순례객이 찾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중, 배반한 가룟 유다는 자살을 했으나, 다른 제자들은, 요한의 형제 야고보를 시작으로 다 순교했지요.

 

  요한은, 예수님 어머니를 돌보느라 순교치 못했는데, 순교치 않아 다행이나 복이라 하지 않고, 순교를 못 했다고 한 것은, 제자들은 물론이요, 초대 교회 교인들은 순교를, 죽음의 두려움이 아니라, 큰 영광으로 여기며 기쁘게 죽어 갔기 때문입니다. 제자 요한도 순교하고 싶었으나, 마리아를 돌보느라 그러지 못했지요. 마리아가 예수님을 열네다섯 살에 낳았으니, 예수님이 돌아가실 때, 오십 살이 채 안 되었을 겁니다. 장수하셔서 거의 백 세를 사셨으니, 돌보는 요한도 나이가 많이 들었지요.

 

  제자 요한은 순교의 영광은 누리지는 못했으나, 우리가 사도 요한에게 고마운 것은, 요한복음, 요한 일이삼 서, 요한계시록, 신약 성경의 다섯 권이나 귀한 말씀을 남겨주셨습니다. 요한이 예수님 말씀에 순종해서, 마리아를 돌본 덕이지요. 숭덕의 가정의 참아들은, 예수님의 이런 효도를 본받자는 겁니다. 효도는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녀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부모님 잘 모시는 것만 아니라, 부모님이 원하시는 것을 이루는 것인데, 그것은 대체로 후손들이 잘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엡 6:4에 보면‘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부모로서, 자녀들을 잘 가르치며 인도하는 것이, 내 부모께 효도하는 겁니다. 그것은,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께도 효도하는 거지요. 돌아가신 부모님을 기리며‘살아계실 때 좀 더 잘 모실 것을..’후회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믿은 부모님은 후손이 예수 잘믿기를 바라셨을 테니, 내가 잘 믿고, 내 자녀 손들이 잘 믿도록 인도하는 것이 효도고요. 또, 부모님이 남기신 자녀 손들이 서로 사랑하며 지내는 것이 효도입니다. 말씀을 정리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자손 천 대에 복받기 바라시며 예비해 주셨지요. 성경 말씀은 룻의 시어머니 효도를 알려주고, 예수님의 어머니 효도를 나눴습니다. 둘 다, 내가 평안하고 여유가 있거나, 내게 유익이 있어 그리 한 것이 아님을 보았지요.

 

  내게 아무런 득은커녕 손해와 힘듦이 있어도, 예수님은 죽음을 앞두고도 효도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설교 제목을‘효도는 행하는 것’이라 했지요. 많이 듣고 아는 것만으로, 소용이 없고요, 작은 것부터 효도를 행해야 합니다. 뒤로 미루어도 안 되고, 지금부터 효도하고, 효도를 가르칩니다. 주님의 은혜를 깨닫고 감사하며, 주님을 정성껏 사랑하려는 성도는, 부모님을 더 사랑하고 남기신 자녀 손과 우애 있게 지냅니다. 어버이날을 지내며, 여러분이 다짐하며 실천하면서, 자녀들을 그리 양육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