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롬 1:16,17   설교:“개혁은 계속되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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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종교개혁 503주년 기념 예배로 드립니다. 1517년 10월 31일 마틴 루터가, 독일 비텐베르크 교회문에 당시 천주교의 문제를 지적한, 95개 조 반박문을 붙임으로 종교개혁이 시작되었지요. 그중 많은 부분은, 유럽에서 널리 팔리던 면죄부의 잘못을 지적한 것입니다. 성 베드로 성당의 건축비를 마련하려고, 신부들이 지방을 다니며, 면죄부를 사며 내는 금화가, 헌금함에 떨어지며 내는‘땡그랑’소리에, 죽은 조상의 영혼이 천국에 올라간다고 하니, 서민들이 조상을 위해 면죄부를 샀지요.

 

  마틴 루터가, 잘못이라 주장한 내용은 나중에 설명드리고, 루터에 대해 살핍니다. 루터는 독일에서 나서 자랐는데, 아버지가 원하는 법대를 다녔지요. 그런 어느 날, 친구와 들판 길을 걷다가, 옆에 걷던 친구가 벼락에 맞아 즉사했습니다. 그때‘어찌 내가 아니고 친구가 죽었나? 인간이 산다는 것은 무엇이고,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회의에 빠져, 법대에서 신학교로 옮겨 졸업하고 신부가 되었지요. 루터는 당시 남들 하는 대로, 로마의 성 베드로 성당의 돌계단을 맨 무릎으로 오르내렸습니다.

 

  무릎이 깨지고 피가 나며 아픔을 강하게 느끼면, 구원받는데 도움이 된다고들 여겼지요. 루터도 돌계단을 오르내리다가 문득 든 생각이‘주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참혹한 고통과 죽임을 당하셨는데, 내 무릎 깨지는 정도로 구원을 받는다는 건 말도 안 돼.’고민하던 중에, 마음에 떠오른 것이 오늘 읽은 롬 1:17 말씀입니다. 일찍이 구약의 요엘 선지자가 한‘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지요.‘믿음에서 믿음으로’ 복음을 듣고 믿으면, 믿음이 자라서 구원에 이릅니다.

 

  루터가 종교개혁을 하면서, 외친 세 가지를 따라 합니다.‘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성경’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받지, 행한 선행이나 공로가 아니란 것이지요. 이것이 면죄부 판매가 옳지 않음으로 직결됩니다. 면죄부를 판매하는 교황청의 주장은, 바울과 같은 성인들은 공로가 많아, 자신이 천국 가고, 남은 공로가 천국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데, 면죄부로 그것을 사면, 공로가 모자라 천국 가지 못하고 연옥에 머무르는 조상에게 그 공로가 더해져, 천국에 간다는 것입니다.

 

  공로가 많아야 천국 간다는 것인데, 오늘날 교회에 다니는 이들 중에도‘나는 선행이나 어려운 이를 많이 돕지 못해, 천국에 못 갈 거야.’비슷한 생각이지요. 바로 알 것은, 선행을 많이 잘 해서 천국 가는 것이 아니고, 예수 믿고 천국 가니, 감사해서 신앙생활 잘 하고, 착한 일 많이 하는 겁니다. 착한 일을 많이 하는 결과는 같으나, 많이 잘 해야 천국 간다는, 억지로 해야 하는데, 믿어서 천국 가기에 감사해서 선한 일 하는 성도는, 항상 기쁨과 감사로 자발적으로 하니 크게 다르지요.

 

  예를 들어, 이걸 안 하면 부모님에게 혼나, 하는 것과, 이걸 하면, 부모님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이 될까? 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 아닙니까? 이어‘오직 은혜’입니다.‘오직 믿음’이 우리가 믿음으로 천국 가는 것을 말한다면‘오직 은혜’는 하나님 편에서 베푸시는 거죠. 은혜는 값없이 거저 주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착하고 선행을 많이 하고, 의로워야 구원해주시는 거라면, 한 사람도 구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구약 렘 5:1에, 여호와의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 거리에 의인이 하나도 없기에, 이스라엘은 바벨론에 멸망해야 한다고 하지요. 또, 시 14:3에‘다 치우쳐 더러운 자가 되고 선을 행하는 자가 하나도 없도다.’사람들이 노력해서 의로워질 수 있다면, 예수님이 오시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부족함에도, 날 택해 예수 믿고 구원을 받게 하심을 믿는 성도는, 주님 은혜에 감사하면서‘주님, 제가 어찌 살아야 할까요? 제 길을 인도하옵소서.’하며, 기쁨으로 선한 일을 찾아하지요.

 

 ‘오직 성경’천주교에는 성경 외에, 교회 전통과 교황청이 정한 규정들을 더 귀히 여겼습니다. 묘하게도, 천주교 주장은, 성경이 너무 귀하기 때문에, 일반 성도가 읽어선 안 된다 합니다. 교황청에서 성경을 해석해서 가르쳐준 대로 듣고 따르라는 거지요. 종교개혁 전에, 성경을 자기나라 말로 번역하는 자를, 화형에 처할 정도였습니다. 미사 드릴 때, 신부가 라틴어 성경을 읽고 설교를 하면, 참여한 이들은‘참 아름다운 하늘의 소리로다.’할뿐, 그 내용은 전혀 몰랐지요.

 

  그것이 교회타락으로 중세 암흑시대를 가져 왔습니다. 교회 지도자들이 자기 유익하게 잘못된 것을‘성경말씀이다.’해도, 일반인은 틀린 걸 몰랐지요. 루터는 종교개혁을 하며‘오직 성경’을 외쳤을 뿐 아니라, 직접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했습니다. 그후, 영어나 다른 언어의 성경이 이어져서, 각 민족이 자기 언어로 성경을 읽게 되었지요. 어느 신학자가 말하기를‘성경을 각 민족 언어로 번역한 것은, 로마 교황이 지배하던 기독교를, 각 민족의 종교가 되게 하였다.’

 

  종교개혁주일을 지나며,천주교에 대해 바른 이해를 했으면 합니다. 종교개혁 후, 천주교도 자체적으로 많은 개혁을 해서 오늘에 이릅니다. 옛날 천주교가 아니지요. 우리와 교리상 다른 것은, 성모 마리아로 마리아를 숭배하고, 교황은 흠이 없다 하는데, 그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만, 신부들과 수녀들이 가정을 포기하고 헌신하는 것이나, 사회 정의를 위해 애쓴 것은 존중하고 본받아야 합니다.

 

  루터의 종교 개혁이 성공한 것은, 문예부흥으로 인간의 지능이 깨었고, 지방 영주의 세력이 강해진 외에, 얼마 전 발명된 금속활자 인쇄가 큰 역활을 했지요. 전에는 일일이 베껴 써서 전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렸으나,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붙였을 때, 그 내용이 빨리 인쇄가 되어, 두어 주 만에 유럽 전체에 퍼지며, 큰 호응을 얻었지요.‘맞아!’전에는 천주교의 문제를 지적해도, 좁은 지역에서 떠들다 박해 받았으나, 루터의 경우는 전 유럽이 호응하니 교황청도 어쩌지 못했습니다.

 

  마틴 루터가 천주교에서 개혁해서, 개신교가 시작되었으나, 그 후 5백년을 지나며, 개신교도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물이 흐르지 않고, 고이면 썩지요. 곳곳에 악취가 나며, 국내외로 문 닫는 교회가 늘어갑니다. 작년에 우리 교단만도, 교인이 약 3만 명 줄었다고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크게 줄었으리라 염려하지요.

 

  이제, 오늘 말씀 제목으로 택한‘개혁은 계속 되어함’을 살핍니다. 우리가 개혁할 과제는 무엇일까요? 교인이 줄기 때문에 살피려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찾아 고쳐가며 바로 믿자는 뜻입니다. 교회는, 시작부터‘모이는 교회, 흩어지는 교회’라 했지요. 예수님도 제자들을 세상에 널리 보내셨고, 가르친 말씀도‘너희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 등불을 켜서, 잘 비추는 곳에 두어 주위를 밝히듯, 너희도 그리 살라 하셨지요.’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교회가 모으기에만 힘썼습니다. 우리가 힘쓸 개혁은, 교회에 모여 받은 은혜로 세상에 나가, 가정에서, 직장에서, 동네에서, 진정한 성도다운 삶을 살기에 힘쓰도록 해야지요. 우리 교인이 얼마나 많나보다, 세상에서 성도답게 살며, 주위에 좋은 영향을 주어, 칭찬을 받는가에 마음을 써야 합니다.

 

  세상에 나가서 성도답게 살려면, 예수 믿어 누릴 복에 대해, 교회가 바로 알려야지요. 지금도 적잖은 이들이, 교회 열심히 다니면, 세상의 복, 건강, 물질, 평안, 자녀의 복을 받는다고 전하고, 믿고 있지요. 믿고 내 삶을 성도답게 변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나 노력이 별로 없습니다. 그 결과, 믿는 이가 기복적이고 이기적이란 비판을 받은 거지요. 교회에서‘복 주세요.’가 세상에 나가 이어지고, 내 복, 내 가정의 복만 챙기려하니, 기복적, 이기적이라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대략 1970년대까진 이것이 먹혔다고 봅니다. 살기 어렵고, 많이 아파도 돈이 없어 병원에 못 가니, 교회에 나와 복을 빌었지요. 그때 기독교인이 급속히 늘었습니다. 그러다가 살만해지니, 그것이 더 이상 안 먹히는데도, 교회가 그런 복에 머물러 있다 보니, 교인들이 교회를 떠났지요.‘난 이제 교회 안 다녀도 잘 살아. 교회 나가는 대신 세상을 즐겨야지, 돈을 벌어야지.’이런 시대의 변화에 맞춰, 예수 믿어 누리는 복을, 바로 전해야 합니다.

 

  예수 믿고 누릴 복의 하나는, 새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예배 시작 때 읽어 드린, 갈 2:20을 찾아서 마음에 담으며 천천히 읽습니다.‘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신앙생활은, 그저 교회 다니는 것이 아니라, 보다 심각한 것입니다. 하나님 아들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셨고, 우리는 그를 믿음으로 옛사람은 죽고, 새사람으로 거듭났지요. 그러니, 내 몸 갖고 내 마음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그리스도를 모시고 사는 성도로 살아야 합니다. 내가 사는 원동력은, 세상 복을 좇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신 하나님 아들 예수를 믿는 것이지요. 그런 성도는‘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무엇을 하든, 이런 생각을 하며, 예수님을 따릅니다.

 

  그게 성도가 누릴 복이지요. 그러면, 바라는 복도 자연히 달라집니다. 나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을 생각할 때, 바라던 세상적 물질적 복이 얼마나 부끄러운 줄 알게 되지요. 또 하나, 믿는 우리가 바로 알고 누릴 복은 천국입니다. 오늘은 이에 대해, 예수를 잘 믿어서 죽은 후에 가는 천국 가는 것만 아니라, 예수님을 내 안에 모시고 살 때, 내 주위에 천국이 시작됨을 나누려 합니다.

 

  천국을 죽은 후에 가는 곳이라 생각하니, 천국이 있을까, 없을까, 과연 내가 천국 갈까 하며, 천국 믿음이 점점 사라집니다. 그러니, 세상 따라 몸 따라 사는 교인이 되지요. 예수 믿을 때, 이 땅의 천국이 이미 시작됨을 믿으면 달라집니다. 천국같이 살 살기에 힘씁니다. 그러면 바라는 복도, 물질에서 영적인 것으로 바뀌지요. 물론, 이 땅 천국과 저 천국은 다릅니다. 이 땅에선, 우리의 연약한 육신을 갖고, 험한 세상에서 육체의 필요를 채워가며 살아야 하기에, 온전한 천국같이 살 수 없습니다.

 

  이 땅 천국을 누린다고, 안 먹고, 안 입고, 안 자고, 살 수는 없지요. 그러나, 내가 성도로서 이 땅 천국에 산다는 확신을 가지면, 세상 욕심, 염려, 미움 다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남들이 잘 사는 것에 질투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이 천국을 누리지 못함을 안타까이 여기며, 어떻게 하면 저 사람에게 내가 누릴 이 땅 천국을 알릴까 생각하지요. 자녀에 대해서도, 세상적으로 잘 살기만 바라지 않고, 예수 믿음으로 이 땅을 천국 같이 살도록 인도하면서, 그런 본을 보이기 힘씁니다.

 

  이 땅 천국이 어떤 모습일까요? 힘껏 이웃을 서로 사랑하는 곳입니다. 날 구원하신 하나님 은혜를 생각하며, 언제나 믿는 성도로서 안 믿는 이와 다른 삶을 살기에 힘씁니다. 거룩한 삶이지요. 다른 이를 미워하거나 비판, 시기하던 마음에서, 칭찬하고 격려하며, 입으로 감사와 찬양이 이어집니다. 이렇게 살면, 주님의 평안을 누리게 되지요. 조용한 시간 내게 평안이 있는가, 없다면 왜 그런가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며칠 전, 제가 누린 작은 기쁨을 함께 나눕니다. 제 생일에, 열 살 난 외손녀에게 받은 축하 편지가 저를 기쁘게 했습니다. 외할아버지가 저를 항상 즐겁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어린아이를 만나면, 어른 대접을 받으려 않고, 같이 놀아주려고 힘쓰는 것이 통한 모양입니다. 외할아버지 건강하셔서 3백 세까지 사세요. 어린아이의 오래 함께하기를 바라는 진솔한 마음이라 봅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이런 것이 평안이고, 기쁨 아닐까요?

 

  없는 것에 안타까워하지 않고, 있는 것이 작더라도 만족하며 감사하면, 이 땅 천국이라 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힘써 바꿔가야 할 것을 말씀드리며, 교회에 모이는 것만 힘쓰지 말고, 세상에 나가 그리스도인답게 삽니다. 그리 살려면, 믿고 누릴 복을 바로 알아, 세상적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영적인 복, 구원의 복을 받았음에 감사합니다. 또, 믿음으로 옛사람을 버리고 새사람 되었음을 믿고, 그리 살고, 또 하나, 이 땅을 천국같이 누리며 삽니다. 찬찬히 생각하면, 이것이 우리가 정녕 누릴 복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누리며 사는 데,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성령을 믿고 의지하는 것입니다. 예배를 시작하며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하는 이유는, 내가 확실히 그것을 믿는지 확인하려는 것이지요. 그래서 외울 수 있더라도, 줄줄 외고 끝나지 말고, 눈으로 보고 읽으며 한 구절씩 확인하라 합니다.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을 믿고, 죄 사함과 영생을 믿는다고 고백하지요. 다 귀하나, 성령이 가장 귀중합니다.

 

  왜냐하면, 연약하고, 많은 것이 필요한 몸을 갖고, 그런 이들이 어울린 세상을 사는 중에, 내가 산 것은 예수를 믿는 믿음으로 산다, 새사람으로 거룩하게 산다, 이 땅을 천국 같이 산다, 일깨워주고 그리 살도록 인도하는 분이, 성령님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성령을 더 믿고 의지하며 살아야 합니다. 종교개혁 503주년을 기념하며, 개혁은 계속되어야 하는데, 나 자신부터 이렇게 시작해야지요. 스스로를 살펴, 여러분 모두 이 땅을 천국 같이 살며, 복을 누리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