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뉴욕에서 동양인 여성이 염산테러를 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널리 퍼지고 서구권에서 동양인 혐오 정서가 크게 확산되면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 뿐 아니라 동양인 혐오를 넘어 국가간 혐오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당장 중국에 대한 혐오가 그러하고 유럽에서도 인접한 국가들의 국경지역에서 상대 국민에 대한 혐오의 목소리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민족, 국가 사이의 혐오는 결국 개인 간의 혐오로 이어지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혐오의 말을 내뱉는 이들에게 상대방은 사회에 도움이 안 되는 존재, 사회를 힘들게 만드는 존재이자 자신과 자신의 집, 국가를 위협하는 존재로 여겨질 것입니다. 상대방이 실제로 바이러스 보균자가 아니어도 그럴 것입니다. 그들에게 대상이 다른 민족, 다른 국가, 다른 사람이라고 인식되는 순간 이미 그것들은 혐오스러운 것이 됩니다. 

정말로, 혐오는 상대방으로부터 나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중국이 바이러스의 발원지이고 중국인은 더럽기 때문에 혐오해도 괜찮다는 생각은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혐오의 마음에 그럴듯하게, 합리적인 것처럼 갖다 붙여진 것들에 불과합니다. 혐오의 진짜 원인은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여기지 않는 데에 있습니다.

아, 근데 정말로 남과 나는 얼마나 다른지.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한낱 일상의 사소한 일에서도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어 분노하는데 다른 문화를 가진 다른 민족, 다른 국가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

하지만 내가 이렇게 분노하고 무언가를 욕망할 때에 내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이해하기를 포기하고 귀를 닫아버린 자신을 보게됩니다. 그러면서 나에게 참된 것, 나에게 선한 것, 나에게 아름다운 것에만 눈이 멀게 됩니다. 이 과정의 반복은 나를 더욱 경직되게 만들어 진정으로 교감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합니다. 귀 기울여 듣는 일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있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남을 이해하지 않는만큼 나는 내 마음의 그림자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당장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내 마음에 빛이 밝아지기를 계속해서 바라고 항상 깨어있으려 노력하면 불현듯 그 빛이 다가올 것을 압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말로 욥처럼 항상 인내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도록 해야합니다.

 

욥이 고난을 받은 것처럼 세계의 고통도 끝이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서로 미워하기를 멈추지 않고 이번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염병의 마지막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욥처럼 인내하고 내려놓을 수 있을지? 그런데 그것이 문제를 해결할 가장 올바른 길이라고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