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올린 글만 읽고서는 제가 누구고 어디서 왔길래 이런 글을 썼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이번엔 제대로 저와 제 비전, 제2의 고향인 남아공 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20년 넘도록 외국에서 살다 이제 막 한국으로 들어 온 강성봉이라고 합니다.

저는 1998년 서울에서 태어나 8개월 때 선교사이신 제 부모님과 함께 한국을 떠났고 영국에 2년 정도 잠시 살다가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에 있는 남아공 더반으로 이주했습니다.

남아공은 11개의 공용어와 5가지의 인종구분 그리고 여러 문화와 종교로 인해 다양성이 있는 ‘무지개나라’입니다. 5천만명으로 인구는 한국과 비슷하지만 면적은 남한의 12배 이상이나 되는 아주 큰 나라이죠. 기후는 한국보다 많이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뚜렷한 사계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푸른 하늘로 지역별 평균,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가 20도정도 납니다. 그리고 나무와 숲이 많아서 공기와 물이 아주 맑고 깨끗합니다. 수평선과 지평선이 분명한 선으로 보이는 맑은 하늘이니 미세먼지와 산성비와 같은 걱정은 정말 하실 필요 없습니다. 또한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고의 대학교들이 있고 유일하게 월드컵대회를 개최한 나라이며 아프리카의 미국이라고 비공식적으로 불릴 정도로 최소한 아프리카에서는 ‘나름 좀 산다’고 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인 만큼 정치와 경제적으로는 불안하고 불안전한 나라입니다. 빈부차가 아주 심하고 전기와 물도 안 나오는 불우한 집에서 굶주림 속에 매일매일 살아가는 고아들이 상당히 많은 나라가 바로 남아공입니다. 물론 도시는 그 형편이 많이 좋지만 전력난으로 하루에 두 시간씩 전기공급이 끊기기도 하고 한동안 저녁 8시 이후부터 단수가 되는 등 한국에서는 전혀 상상조차 못할 아프리카만의 어려움을 갖기도 합니다. 또한 안타깝게도 높은 범죄율과 에이즈 감염으로 인한 유아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 또한 남아공이고요.

이런 나라에서 전 18년 넘게 현지인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12년 전 교육과정을 현지학교에서 영어로 이수했고 대학교까지 1년 다니기도 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전 운동을 좋아했고 특별히 수영과 축구, 테니스를 즐겼습니다. 학교규정상 스포츠 한 종목은 방과후 모임으로 필수이어서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하키와 테니스, 스쿼시, 축구를 했습니다. 바이올린도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해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함께 공연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만약에 한국을 떠나 남아공에서 이렇게 오래 살지 않았더라면 지금 제가 여기에 이렇게 있지 않았겠죠?

 

유년시절 매주 부모님 사역지와 고아원을 가기 위해 전 여러 지역을 지나며 도시의 넒은 주택부터 영세민아파트, 양철로 된 판자집까지 한눈에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이랑은 너무 차이가 많이 났고 흙 바닥 위에서 먹고 자고 노는 나랑 비슷한 또래 친구들을 보면서 너무나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비가 오면 벽 사이로 물이 샐 텐데, 지붕 위에는 왜 무겁게 바퀴를 올릴까?’라는 고민을 하며 전 건축가의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 정부에서는 저소득층을 위해 일명 만델라하우스를 지어줬습니다. 덕지덕지 폐양철로 지은 집에서 블록집으로 나아진 환경이었지만 여전히 성냥갑같이 똑같은 모양의 집들은 안식처라기보다는 바람막이의 개념이었습니다. 이러한 건축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세계의 유명한 건축물들을 검색하며 그 설계와 시공을 조사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두바이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희귀한 건축물과 상상이 그대로 재현된 듯한 건물들, 달에서도 식별이 가능하다는 야자수모양의 인공도시는 과연 인간의 한계는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했고, 이 두 나라의 극명한 차이를 보며 내가 짓고 싶은 집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했습니다. 또한 버지칼리파와 같은 건축물들을 보며 한국이 이 분야에 얼마나 앞서 있는지를 실감하게 되어 한국대학으로의 진학을 열망하게 됐고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도시의 화려한 저택들에 비해 너무도 열악한 아프리카 사람들의 집을 보며,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저렴하고 안락한 집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이들에게도 안식처로서의 공간에 대한 의미를 선물해주는 것이 제 비전이고 이것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아름답고도 경제적인 건축물을 설계하여 어려운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세계 속의 한국인 건축가로 우뚝 서고 싶습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

 

남아공 케이프타운 테이블 마운틴

 

남아공 더반 동물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