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이라는 긴 시간을 밖에서만 보니깐 조금 알 것 같더라고,

한국이란 나라를.

현장 속과 당사자 입장은 잘 모르겠지만 밖에서만 보니깐 다르게 보이더라고,

한국이란 나라가.

들려오는 소식과 화면에 펼쳐지는 영상들로 밖에서만 보니깐 다르게 인식이 되더라고,

한국이란 나라가.

 

난 일본과 중국 두 강대국 사이에 껴 있는 우리 나라의 모습이 참 왜소해 보였어. 인구와 나라면적은 뭐 어쩔 수 없다고 치고 사무라이랑 가라데, 이런 자신만의 특색 때문에 우리나라보다는 더 먼저 일본과 중국이 널리 알려진 것 같아.

학교에 가거나 엄마 따라 시장에 가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항상 나를 보고 이런 말……아니 말보다는 이상한 소리와 동시에 “니하오마”를 외쳤지. 가라데를 할 수 있냐고, 재키찬이 너 아빠냐고…… 이런 황당한 말들도 참 많이 들었지. 이럴 때마다 난 짜증이 났고 우리 나라가 창피했었어.

뭐 내세울 게 없잖아.

 

그리고 또 외국에서 동양인으로 사니깐 난 만나는 사람마다 어디서 왔는지 소개를 해야 했었어. 코리안이라고 하면 그게 뭐냐고 또 다시 물었고 가장 쉽게 설명하는 방법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작은 나라라고 하는 것이었어. 물론 사실이지. 그렇지만 난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새워 그 양 옆에 있는 나라라고 하는 그 자체가 싫었어.

그리고 후에 같이 만나서 대화를 하면서 우린 좋은 시간을 보냈지. 말하다 보면 또 이런 질문 한두 개는 꼭 나오더라고. “Hello”가 한국말로 뭐냐고 물으면 난 자신 있게 “안녕하세요”라고 답 했고 그 순간만큼은 기분이 좋았어. 왜냐하면 우리 나라말을 외국인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 이었으니깐. 이런 장점도 있지만 여기서 만족하면 실수야. 왜냐하면 아주 황당한 질문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거든. 바로 ‘곤니찌와’ 아니면 ‘니하오마’도 그럼 한국말이냐고 묻는 거야.

 

*아이고 당황스러워라*

 

난 이렇게 초등생활을 보냈지.

그렇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내가 성숙해지면서 세상도 약간씩 바뀌더라고. 코리아라는 나라의 국기와 음식이 알려지고 외국인들 가운데 인정을 받기 시작했단 말이야.

먼저 나는 우리 방탄형들(BTS)한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어. 케이팝 노래만 들으면 미ㅊ버리고 가사를 이해하기 위해 한글을 배우려고 하는 여자 아이들의 열정은 정말 존경스러워.

참고로 너 그거 알고 있어? ‘저스티스 리그’ 영화에 블랙핑크 ‘마지막처럼’ 노래가 나온다는 거. 나도 보고 완전 깜짝 놀랐잖아.

또 이제 축구를 좀 좋아하는 친구들과 얘기하면 꼭 손흥민 말이 나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나 박태환은 잘 모르지만 우리 흥민이 형님은 대부분 알더라고.

 

최근 들어서 내가 남아공 더반에 유일하게 있는 한식당에서 알바를 했었는데 꽤 많은 현지인들이 한식을 알고 있더라고. 주로 불고기, 두루치기, 비빔밥, 닭 강정, 잡채를 시키고 특별히 파전이랑 나오는 간장 소스를 그렇게 맛있게 먹더라고. 어떻게 우리 식당을 알게 됐냐고 물으면 반은 BTS 아니면 한국 드라마 때문에 한국을 알게 됐고 새 음식을 도전하고 싶어서 찾아 왔다고 하더라고.

 

남아공에서 영어교사로 한국에 오는 사례들도 많이 봤고.

 

그 외로 물론 현대, 삼성, 엘지도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김정은씨(?)의 역할이 아무래도 가장 컸던 것 같아. 요즘 코리안이라고 하면 ‘노스코리안’이냐고 조금 발전된 질문들은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국에 대한 인식은 아주 많이 달라졌어. 심지어 ‘made in Korea’ 물건들을 발견하면 나한테 꼭 사진 찍어 보내는 친구도 있거든.

 

지금 다시 보기에, 애국가는 얼마나 듣기 좋고 태극기는 또 얼마나 멋있어 보이는지. 난 이제 우리 작은 한반도가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내세울 게 많이 생겼어. 물론 한국에도 아주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국인과 일본shake it들과 다 똑같다는 선입견에서 조금 벗어났다는 게 난 제일 좋아.

 

20년이라는 긴 시간을 밖에서만 보니깐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조금은 알 것 같더라고,

한국이란 내 나라가.

 

그래서 결론은 뭐냐고?

군대는 한국남자한테 필수라는 거 그 말 아닐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P.S 제가 원래 이런 것이 아니고 외국에 오래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애국심이 생깁니다.

그리고 말을 너무 짧고 예의 없게 써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