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빌 4:11-13   설교:“바르게 알고 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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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보는 신문에서, 김 형석 교수의 글을 읽고 함께 나눕니다. 올해 백세인데, 여러 곳에 강의하러 다니는데, 때로는 청중들이 자신의 강의를 듣기보다 백세에 얼마나 정정한가 보러 오는 것 같다 합니다. 김 형석 교수는, 칠판을 보고 배우며 30년, 칠판을 등지고 가르치며 30년, 그 후에 은퇴하는 걸로 생각했으나, 자신이 그렇고 주위에도 90세 넘어 활동하는 분이 많아, 정년 이후는 이웃과 사회에 유익을 주는 기간으로 생각하며 산다고 합니다.

 

  죽으면 어쩌나 대신에, 하루하루 이웃과 겨레에 작은 도움을 하나라도 더 주며 살다가 세상을 떠나겠다는 마음, 백세 시대를 사는 우리도 배워야지요. 학사형제들과 젊은 분들은 120세 이상 살 것인데, 오래 산다보다, 무엇을 하며 사는가가 더 중요해지지요. 성도는, 예수님을 더 알고, 바르게 알고, 안 대로 행하기에 힘쓰면, 능히 이웃에 유익을 주며 오래 살 수 있습니다. 나이를 먹으니 늙어가지만, 예수 믿음으로 날로 새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교회를 오래 다녀도, 성경에 모르는 것이나 잘못 아는 것이 많지요. 그러면 성도답게 살 수 없기에, 대림절 셋째 주일에 아기 예수 오심을 기다리며, 성경을‘바르게 알고 행하기’란 제목으로 말씀을 나눕니다. 예배 시작 때 읽어드린 요 8:31 이하에, 예수님은‘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하게 하리라.’진리이신 예수님을 바로 알아 온전히 주로 믿고, 순종하며 사는 성도는, 신앙의 굴레에 매이는 것이 아니라, 자유를 누립니다.

 

  예수님을 바로 알려면, 성경 말씀을 바로 이해해야지요. 첫째로, 오늘 함께 읽은 빌 4:13만 읽으면 참 좋지요.‘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전에는 이런 설교가 꽤 있었습니다.‘여러분, 말씀을 보세요. 예수를 열심히 잘 믿으면, 무엇을 원하든 주님이 다 이루어주십니다. 공부하는 학생, 성적이 좋아지고, 아픈 이는 어떤 병이던 낫고, 장사하는 이는 돈을 많이 법니다. 그러니 예수를 잘 믿으세요.’그러나, 그 앞의 두 절을 읽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사도 바울이 이 말씀을 한 것은, 사람들이 보통 기대하는 것과 다르지요. 그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다 합니다. 잘 믿어서 부요하게 살겠다는 것과 차원이 다르지요. 이 말씀을 이해하려면, 사도바울의 삶을 알아야 합니다. 그는, 부요한 집에서 태어나, 열두 살 때 멀리 예루살렘으로 유학을 와서, 율법을 열심히 배웠고, 바리새인으로 철저히 신앙 생활했지요.

 

  그대로 살았으면, 당대의 유명한 학자요 종교지도자로서 명예와 부귀를 누렸습니다. 그런 사울이, 다메섹 가는 길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 박해자에서 복음 전도자로 바뀌었지요. 영화로운 삶을 살았을 그가, 복음 전도자 바울이 된 후, 매 맞고 굶주리고 옥에 갇혔습니다. 그러니, 빌 4장의 말씀대로 풍부에도 비천에도, 배고픔과 배부름도 다 겪어보았지요. 책상에 앉아 머리속 생각으로 이 글을 쓴 게 아니라, 자신의 산 경험을 기록한 것입니다.

 

  명예와 부귀의 길을 갈 수 있었으나,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이 자신을 굶주림과 비천으로 내몰았으나, 그는 능히 감당했습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예수님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는 고백이지요. 심지어, 복음 전도자로 나선 후에, 과거의 명예와 부를 배설물, 똥과 같이 여겼습니다. 그러니, 13절만 읽고‘예수 잘 믿으면, 원하는 것을 다 얻고 이룰 수 있어.’잘못된 것입니다. 말씀의 의미를 바로 알고, 바울처럼, 어려운 형편에도 자족하고 감사하며 살아야지요.

 

  살림이 어렵다고‘내가 신앙생활을 잘못해서 그런가?’아니고요‘저분은 예수 안 믿어도 복도 많네, 전혀 아쉬운 게 없잖아.’부러워할 것도 없습니다. 복음은, 궁핍이나 풍부나 이겨나게 합니다. 예수를 잘 믿어 내 소원을 이뤄야지, 아니고, 잘 믿으며 주님의 뜻을 이뤄가야지요. 대림절을 지나며, 조용한 시간에, 이 말씀에 여러분을 비춰보기 바랍니다.‘나는 세상의 삶에 너무 전전긍긍하지 않은가?’빌 4:13 전후 말씀을 바로 이해하면, 훨씬 능력의 성도로 살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마 13:3-9을 함께 읽습니다.‘예수께서 비유로 여러 가지를 그들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씨를 뿌리는 자가 나가서 뿌릴 새 더러는 길가에 떨어지매 새들이 와서 먹어버렸고 더러는 흙이 얕은 돌밭에 떨어지매 흙이 깊지 아니하므로 곧 싹이 나오나 해가 돋은 후에 타서 뿌리가 없으므로 말랐고 더러는 가시 떨기 위에 떨어지매 가시가 자라서 기운을 막았고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지매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육십 배, 어떤 것은 삽십 배의 결실을 하였느니라 귀 있는 자는 들으라 하시니라.’

 

  오늘 말씀 제목을, 바르게 알고 행자고 했습니다. 그러려면, 말씀을 듣고 읽어야 하고, 좋은 밭이 되어야지요. 어떤 것이 좋은 밭인가요? 유대의 땅은 워낙 돌이 많고 거칠어, 우리처럼, 밭을 고르고 씨를 정성껏 심을 여건이 안 됩니다. 그래서, 농부는 자루에 씨를 담고, 밭을 지나며 꺼내서 그저 뿌렸다 합니다. 그러니, 말씀의 이런 일이 일어나지요. 말씀 끝에 귀 있는 자는 들으라, 이 자리에 보니, 다들 귀가 있으니, 귀를 만지며, 잘 들으세요.

 

  예수님께서, 왜 비유로 말씀하셨을까요? 귀가 있어서 듣긴 들으나, 들어도 쉬이 깨닫지 못하도록 비유로 하신 겁니다. 말씀을 듣던 이들 중에‘예수가 선지자라 해서, 특별난 이야기라도 하는 줄 알고, 멀리서 왔더니만, 겨우 씨 뿌리는 이야기네, 괜히 시간만 낭비했어.’하는 이가 있었을 겁니다. 그런 이는 거기서 끝이지만‘왜 이 말씀을 하셨을까?’귀와 마음을 기울이는 이는 진리를 깨닫습니다. 비유로 말씀하신 이유인데, 씨 뿌리는 비유의 첫째가, 그런 의미를 담고 있지요.

 

  씨가 길가에 떨어지매 새들이 와서 먹어버렸고, 그 뜻을 설명하신 마 13:19을 함께 읽지요.‘아무나 천국 말씀을 듣고 깨닫지 못할 때는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나니 이는 곧 길가에 뿌려진 자요.’말씀을 들으나 무심히 듣고 흘린, 곧‘오른 귀로 듣고, 왼 귀로 흘린 경우입니다. 의미를 깨달을 여지도 없지요. 무엇을 들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말씀을 잘 들었더라도, 마음에 제대로 담기 힘들지요. 그래서, 주보를 들고 가서 설교를 다시 되새김질하라고 자주 부탁하는 겁니다.

 

  ‘목사님, 자신의 말씀이 부족한 건 생각지 않고, 바쁘고 피곤한 저희에게 더 읽으라 부담을 줍니까?’그런 분계시나요? 예, 제 말씀이 부족한 거 인정합니다. 그런데, 소가 별로 영양이 없는 것 같은 풀을 먹고도, 건강하게 듬직하게 몸을 유지하는 것은, 먹은 풀을 여러 차례 되새김질하기 때문이지요. 레 11장의 먹을 수 있는 짐승의 조건이 되새김질을 하느냐 입니다. 돼지는 되새김질하지 않아 먹지 말라 하지요. 저도 말씀을 잘 준비할 테니, 여러분은 되새김질하세요.

 

  설교를 두 번 세 번 다시 새겨보면, 새 깨달음을 분명히 얻습니다. 그럴 때 기억할 말씀이‘길가에 뿌려진 씨가 되게 하지 말자.’(복창) 다음에 돌밭에 떨어진 씨는, 흙이 깊지 않아 곧 싹이 나오나 밑이 돌이라 뿌리를 내리지 못해 마릅니다. 함께 13:20,21을 읽지요.‘돌밭에 뿌려졌다는 것은, 말씀을 듣고 즉시 기쁨으로 받되 그 속에 뿌리가 없어 잠시 견디다가 말씀으로 말미암아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날 때에는 곧 넘어지는 자요.’

 

  씨가 흙이 얕고 돌이 많은 곳에 떨어지면, 돌의 열기와 흙이 얕기에, 싹은 금방 나오지만, 돌 때문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니, 쉬이 말라버리지요. 성경말씀을 들을 때‘맞아, 딱 나를 위한 말씀이네. 아멘’기쁘게 화답했으나, 말씀 따라 살려니, 이것저것 걸립니다. 요사이, 믿는다고 박해를 당하진 않으나, 친구 사귀는 거나, 장사하기에 걸림이 되기에, 말씀 따라 살기를 포기하는 경우이지요.

 

  다음에, 가시떨기 위에 떨어지매 가시가 자라서 기운을 막았고, 이는 13:22을 읽지요.‘가시떨기에 뿌려졌다는 것은 말씀을 들으나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에 말씀이 막혀 결실하지 못하는 자요.’가시떨기가 더 힘이 세서 영양분을 빼앗기 때문에, 씨가 자라지 못합니다. 말씀을 들어도 염려가 많으면 성경 말씀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어찌해야 돈을 벌까 하면 말씀이 멀어지지요. 그래서, 예배에 참석할 때는 세상 생각을 잠시 내려놓아야 말씀이 마음에 담깁니다.

 

  이렇게, 길가에, 돌밭에, 가시떨기 위가 아닌 곳이 좋은 밭이지요. 마음을 다하여 말씀을 듣고, 마음에 새길 때, 겪는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고, 염려나 유혹도 물리칠 수 있지요. 그러다 보면, 들은 말씀이 백 배, 육십 배, 삼십 배 열매를 맺습니다. 내가 왜 성경을 꾸준히 읽지 못하는가? 왜 말씀대로 살지 못했는가? 스스로 살펴보면서, 좋은 밭으로 가꿔 가는데, 이건 남이 대신해줄 수 없지요. 귀가 달린 내가, 마음을 정하고 지금부터 해야 합니다.

 

  ‘주님 복주세요!’외칠 것이 아니라, 백배의 결실을 거두는 눈앞에 놓인 복을, 내가 챙겨 누려야지요. 다음에 나누는 것은, 성도의 행함입니다. 함께 약 2:15-17을 읽습니다.‘만일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데 너희 중에 누구든지 그에게 이르되 평안히 가라, 덥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야고보 사도가 행함을 강조하며, 쉽게 설명했습니다. 교회를 다니면 거의 아는데, 믿음은 행함이 있어야 하고, 행함은 어려운 자를 돕는 것이라 이해합니다. 그까진 좋으나‘나도 그 말씀을 잘 알아요. 그런데 내가 어려운데 어찌 남을 도와요?’또는‘지금 근근이 살지만 어려운 날에 대비하려면, 남을 돕지 못해요.’남을 돕지 못하는 변명은 여러 가지이고, 그게 틀리지 않습니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면 믿어도 행함이 없게 됩니다. 야고보 사도는 죽은 믿음이라 하지요.

 

  믿는 성도는 믿으니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아니고, 내가 주님의 큰 은혜를 받고, 영생 천국을 누림을 믿으니, 이웃을 사랑합니다. 그리 믿으니, 사랑하지 못할 이유를 따지지 않고 이웃을 사랑하고, 그런 중에 믿음이 더 자라가지요. 산 믿음이 됩니다. 이때 기억할 것은, 이웃 사랑은 돈이나 물질만 아닙니다. 아프거나 힘든 이를 찾아가 손을 잡으며 위로해 주고, 기도하는 것도 귀한 사랑이지요. 이걸 알면, 내가 어려워서 못해, 할 수 있나요?

 

  마지막 살필 것은, 예수를 바로 잘 알고 믿는 이는 삶에 기쁨이 넘칩니다. 성도라 거룩하게 사니 냉랭하다, 아니지요. 행 3장에, 날 때부터 못 걷게 된 앉은뱅이가, 성전 문 앞에서 구걸하다가, 기도하러 온 베드로와 요한을 보고, 늘 하던 대로‘한푼 줍쇼.’하니, 두 사도가‘금과 은을 없으나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일어나 걸으라.’그러며, 앉은뱅이의 손을 잡아 일으키니 다리에 힘을 얻어 일어나, 기뻐 뛰며 성전에 들어가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가 얼마나 기뻤을까요?

 

  이 말씀에‘어찌 날 때부터 앉은뱅이가 말 한마디에 일어나 걷나요? 난 그런 거 안 믿어요.’또는‘난, 그런 장애가 없으니 나완 상관없는 말씀이군, 통과!’하렵니까? 그 앉은뱅이가 여러분이라면 어쩌렵니까?‘제가 멀쩡한데, 목사님, 무슨 그런 말을 합니까?’만일, 여러분이 교회를 다녀도, 삶에 참 기쁨이나 찬양이 없다면, 그 앉은뱅이보다 못한 삶이지요.

 

  예수 복음을 많이 들었고, 믿음의 선배들이 손을 잡아 일으켜줬는데도, 근심걱정이나 욕심과 미움에 젖어, 또는 오늘 말씀대로 성경을 제대로 깨닫지 못해서, 참 평강과 기쁨이 없이, 맨 날 제자리를 겨우 맴도는 삶이면, 앉은뱅이 같은 삶이지요. 복음을 바로 알면, 우리는 기쁨이 충만하여 뛰어 일어나 찬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할렐루야!

 

  정리합니다. 오늘 드린 몇 가지 말씀은 서로 연결이 됩니다. 성경 말씀을 듣거나 읽으며, 바르게 이해해야 합니다.‘주님 안에서 능치 못함이 없다.’예수 잘 믿으면, 내 소원을 다 이룰 수 있다, 아니고요, 비천이나 부요함 어디나 감당한다는 거죠. 성경을 바로 이해하려면 좋은 밭이어야 합니다. 말씀을 건성 듣고 흘려선 안 되고, 들을 때 반짝하다가, 말씀대로 살기 어렵다고 포기해선 안 되지요. 세상 염려나 유혹에 마음을 빼앗기면, 말씀이 마음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좋은 마음의 밭을 이뤄가면서, 말씀 따라 행하며 살 때에, 행함은 어려운 이를 구제하는 것만 아니고, 돈이나 물질로만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여유 있고 건강해야 남을 돕는 것도 아닙니다. 주님의 큰 은혜를 받았음을 믿고, 힘껏 주님의 사랑을 전달해야지요. 그리 행할 때, 산 믿음이 되지요. 말씀을 바로 알고 행하기에 힘쓰면, 앉은뱅이가 일어나 뛰고 걸으며 찬양하듯, 성도의 삶은 기쁨의 찬양으로 가득해집니다.

 

  우리가 평강과 기쁨과 찬양으로 살 수 있게 해주려고, 아기 예수가 이 땅에 오셨지요. 성경 말씀을 바로 알고 이루게 해주시려고 오셨습니다. 주님 은혜에 감사하며, 바로 알고 이루기에 더욱 힘써 가며, 참 기쁨의 삶의 시작인, 성탄을 맞이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기쁘다! 구주 오셨네!’